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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스포츠 애호가’ 조양호 회장, 리우올림픽 못 가는 까닭은

계열사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발목… “채권단과 수싸움”
"스포츠는 경영 그 이상"… 선수단 후원은 멈추지 않아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8-09 11:38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재계에 널리 알려진 ‘스포츠 애호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하지 못한다.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평소 스키를 즐기는 등 스포츠에 대한 개인적인 취미도 있는 한편 경영 측면에서도 스포츠 관련 마케팅과 외교를 중시해온 기업인 중 하나다.

지난 2008년과 2012년에도 올림픽이 열렸던 중국 베이징과 영국 런던을 직접 방문해 경기를 지켜보고 선수들에 대한 후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조 회장이다.

그런 그가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사퇴한 데 이어 올림픽 직관까지 포기해야 할 정도로 한진해운 문제는 중대고비를 맞은 상황이다.

◆올림픽 포기하게 한 한진해운, “어떻길래…”

현재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장기 시황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조 회장이 그룹 차원의 지원 및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용선료 인하 협상 및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 유예가 자율협약 체결 성사의 관건”이라며 “주요선사인 시스팬 등이 용선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조 회장의)조속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력 제고 내지 자율협약 후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한진그룹이 자율협약 만료기간(9월 4일) 내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2017년 말까지 한진해운 경영에 필요한 자금은 총 1조원 정도다.

물론 2조원이 넘는 선박금융 원리금과 현재도 계속 쌓여만 가는 수천억원대의 용선료 연체료, 항만 이용료 등까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한진그룹 측은 현재까지 채권단의 유동성 확보 방안 제시 요구에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용선료 협상에 대해서도 아직 다른 선사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업체간 신용문제상 함부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진그룹으로서도 한진해운이 정상화되면 반갑지만 만에 하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라도 돌입하게 될 경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현재 대한항공의 자금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채권단 요구대로 7000억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그룹에 전이될 수도 있다. 한진그룹이 “40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율협약이 성공한다 해도 어차피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손을 떠나게 된다는 점도 조 회장에게는 고민거리다.

현재 채권단 등이 계속 조 회장을 압박하는 논리는 부실에 대한 대주주 ‘책임론’ 부각 차원에서다.

이에 대해서는 조 회장도 할 말은 있다. 부실은 시황적인 원인이 크고 조 회장 본인도 2014년 한진해운 인수 후 대한항공과 계열사들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되는 조 회장의 스포츠 사랑

이처럼 한진해운에 대한 장고가 길어지고 있음에도 조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여전하다.

비록 직관은 하지 못하더라도 지난 7월 초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을 위해 격려금 1억원을 전달했다.

또한 지난 3일에는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한진관광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한진관광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후원 여행사로 선정된 한진그룹 계열사다.

조 회장이 지난 5월 한진해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사퇴했던 만큼 그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록 현재는 조직위원장을 사퇴했지만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데에는 그의 공로가 컸다.

두 차례 실패 끝에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던 평창올림픽 유치를 이뤄낸 데다, 개폐회식장 이전 및 분산개최 논란 등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경기장 건설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전국경제인연합 및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직접 찾아 프리젠테이션까지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기업 후원도 이끌어냈다.

심지어 조 회장은 탁구나 스피드스케이트 등 올림픽 비인기종목에 대한 투자와 격려도 아끼지 않아 왔다.

20년 만에 남북한 탁구 단일팀을 이룬 대회를 후원했으며,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탁구 및 배구,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지난 5일에는 제22대 대한탁구협회장으로 선출돼 오는 2020년 말까지 한국 탁구계를 이끌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겨울 때마다 스키도 즐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평소 술이나 담배, 골프 등을 멀리하는 대신 사진 촬영 등의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경영구상 등을 해왔다”며 “최근 그룹 현안 등으로 자주는 못하지만 1960년대부터 매년 겨울 스키도 즐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