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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노동자 내보내면 STX조선 회생도 어렵다”

노조·창원시의회,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상경 기자회견 나서
“지역경제도 3분의 1토막” 고용보장 전제 회생안 마련 요구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8-09 12:56

▲ ⓒEBN

STX조선 노조가 노동자를 줄이는 구조조정으로는 STX조선의 회생을 보장할 수 없다며 상경집회에 나섰다.

9일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영회계법인 앞에서 고용보장이 전제된 구조조정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고민철 지회장을 비롯한 STX조선지회 관계자들과 황우찬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태웅 창원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노조는 STX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력감축이 필요하다는 한영회계법인의 지적에 반발하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STX조선 실사 중간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가치(1조2635억원)가 청산가치(9473억원)보다 높다고 판단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보다 인건비를 50% 줄이고 생산설비를 제외한 비핵심자산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걸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생산직 약 350명, 사무직 약 400명 등 총 75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동안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 위주로 1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한영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가 숙련된 노동자들이 필수적인 조선산업 특성을 무시한 것이며 매출원가의 15% 수준인 노무비를 줄이는 것이 기업회생 여부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인적 구조조정이 우선시되는 회생안은 STX조선의 회생을 불투명하게 할 뿐 아니라 이후 기대되는 조선업종 불황극복기에 회생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더욱 도태되는 기업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구조조정안을 강행할 경우 STX조선에는 채 100명도 되지 않는 생산직 근로자들만이 남게 된다.

정상적인 선박 수주와 건조가 이뤄질 경우 수천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필요한 조선산업 특성을 감안할 경우 한영회계법인의 구조조정안은 결과적으로 하청을 늘리고 STX조선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황우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35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가 회사를 떠나게 되면 50~60여명에 불과한 근로자만이 남게 되는데 현재 STX조선이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박 건조를 위해서는 협력업체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와 하청을 늘리고 회사의 규모를 더욱 줄이고자 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STX조선을 다른 자본으로 매각하기 위한 수순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중견·중소조선소가 무너지면 대형조선소도 같이 무너지고, 철강업체를 비롯한 다른 연관 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TX조선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악화되고 지역공동화 현상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 이후 10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떠난 STX조선에서 다시 7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STX조선과 함께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소상공인들도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김태웅 창원시의회 의원은 “STX조선이 진해에 위치하고 있으나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창원에 있다”며 “STX조선 구조조정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은 이미 떠나갔으며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예년 대비 3분의 1 이상 줄어들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소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갈 수 있는 곳이 많지도 않으며 창원과 진해에서는 치킨집을 차려도 장사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고용이 보장된 회생안은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근로자들에게 무조건 회사를 떠나라고 강요하는 것은 STX조선과 지역경제, 조선산업 그 무엇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