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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없는 대우조선 9월 법정관리설… “결국 언론이 확대·재생산”

정부·채권단 누구도 법정관리 언급한 적 없어
현실성도 떨어져… “위기 대비하자였을 뿐인데”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8-17 16:28

▲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9월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는 ‘9월 위기설’ 등 출처불명의 괴소문이 또 다시 조선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 초 정부 일각이나 일부 언론들을 중심으로 대형 조선소 및 해운사간 합병설이 확산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 관계자는 17일 “(대우조선해양의 9월 법정관리행은)가능성도 희박하고, 어려웠음 어려웠지 그동안 금융위원회를 포함해 한국산업은행, 채권단 관계자 누구도 법정관리라는 단어는 한 마디 언급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동성 문제는 어제 오늘 불거진 게 아닌 만큼 특정 달(9월)과 붙여 위기설이 언급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지난 6월부터 기사 타이틀 내지 본문에 대우조선해양의 9월 법정관리행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기 시작했다.

발단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지난 5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발언이다. 당시 이 회장은 국회의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을 묻자 “앞으로 선박 수주 및 인도 상황별로 로드맵을 만들어 놓고 있다”며 “7월 말까지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된다면 좋은 방향으로 로드맵이 전개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9월 초 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소난골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로 과거 대우조선해양에 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했으나 경영난을 이유로 완공 후에도 인도해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9월 초 4000억원가량의 기업어음(CP)과 오는 2017년에는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인도 자금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선주 측이 물량 하자를 지적하며 인도를 거부하는 이상 계약상으로도 당장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실적마저 영업손실 4400억원대, 당기순손실 1조2000억원대를 기록한 상황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발언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중순 임원들과 소난골 프로젝트 관련 회의 도중 “인도자금 확보에 실패하면 9월 만기 회사채를 못 막아 STX조선해양처럼 법정관리에 갈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소난골 인도자금 문제는 현재도 선주 측과 협의 중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9월 초까지 조정에 실패하더라도 예상손실분은 이미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데다, 기존 수주물량도 있기 때문에 법정관리까지 우려될 수준은 아니다.

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이 지난 2개월간 언론에 의해 재해석 되고 타이틀을 뽑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정무위 발언이 상황에 따라서는 마련된 로드맵에 따라 법정관리까지 갈 수 있다는 의미로까지 확대해석된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 회장이나 정 사장의 발언은 정황상 위기에 대비하고 있거나 앞으로 대비하자는 차원이지 실제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며 “대한민국의 어떤 사장이 법정관리를 바라겠느냐”고 반문했다.

결정적인 것은 현재로서 대우조선해양 법정관리가 현실화되기라도 한다면 가장 곤란한 것은 정부 당사자라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은행권 위험노출액(익스포저)만 22조원대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중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지분만 해도 19조원대이기 때문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및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융권은 물론 정부 재정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진행하게 되면 해당 익스포저는 대부분 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선언되면 신규 수주계약이 무효화되고 회사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쳐 향후 수주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책은행들의 경우 19조원의 여신 가운데 건질 수 있는 돈은 채 10%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밀실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대의 금융지원을 감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장선상에서 정부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특별고용지원업종 및 구조조정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제논리 파괴 및 타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논란은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조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돼 온 데다, 정부가 법정관리를 방치해 그동안의 구조조정 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할 리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