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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대우조선 “같은 유상증자, 다른 분위기”

삼성중공업 실적 나쁘지 않아… 주주 계열사 적극 참여 기대
상폐 위기 몰린 대우조선해양… 단기 유동성 확충 막판 카드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8-23 11:53

▲ 삼성중공업 판교 사옥(왼쪽)과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EBN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양사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양호한 실적으로 유증시에도 그룹 계열사 주주들의 적극 참여가 기대된다. 반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의 유증 시도는 상장폐지 요건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중공업 “당장 급하지는 않아”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는 미래의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한 대비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시황 침체로 수주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만 제외하면 당장 현금흐름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통해 1조1000억원대의 유증을 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 2분기 1조5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고위임원 감축 및 희망퇴직, 보유자산 매각 등 자체적 자구안을 실시해 4분기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비록 올해 2분기 28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면 8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도 2.9%로 양호하다. 부채비율은298%로 대우조선해양이 7000%를 넘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올해 확정한 인력감축 등 추가 자구안도 실시 중인 데다, 공정이 지연 중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도 손실로 계상해 회계에 반영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태다.

이와 관련 박대영 사장은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은행권으로부터의 신규 대출이 어려워졌다”며 “가능성은 작지만 수주 부진 장기화나 인도 연기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만큼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실적 자체는 양호하기 때문에 올 초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때처럼 그룹 계열사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7.62%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도 삼성생명·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SDI·제일기획 등이 지분 24.09%를 갖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삼성엔지니어링 유증 당시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실권주 발생 가능성에도 적극 나선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때는 유증에 참여하려 했던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중공업은 나서지 않는 것도 큰 걱정은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유증 성공사례도 있을 뿐 아니라 삼성중공업 현금흐름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실권주 발생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 부회장도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증 성공시 삼성중공업의 올해 말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벼랑 끝’ 대우조선해양 “뭐라도 해야…”

대우조선해양도 연내 유증을 실시한다는 점은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당장 상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데다, 자구안 실시도 원활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조228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만약 연말까지 이 상태라면 현행법상 상폐 사유가 되기 때문에 유증 등을 통해 올해 안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수적 회계기준을 반영했다지만 적자도 심각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5분기 연속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2분기 당기순손실의 경우 1조1895억원을 기록했다.

워낙 시황과 실적이 좋지 않아 투자자들을 찾기 힘든 만큼 보유자산 매각 등의 자구안도 다소 지체되고 있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확보방안으로 다동 사옥 및 서울 당산동 사옥, 서울 마곡 연구·개발(R&D)센터 부지 등 의 대형 부동산과 비핵심 계열사 매각 등을 계획했다.

하지만 다동 사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람코자산신탁이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하고 있다. 마곡 부지와 당산동 사옥도 구매희망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매물로 내놓은 망갈리아조선소 및 트렌튼 등 풍력 자회사도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단기간에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유증 밖에 없는 셈이다. 그나마 유증방식도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 공모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 주주배정보다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제3자 배정하는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우조선 지원안에서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지난해 12월 말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직원들이 참여하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4140억원 규모의 유증을 했으며 약 1조6000억원의 자본확충 계획이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채권단 관계자는 “상세한 유증 방식 및 시기 등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