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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채권단 기싸움…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

채권단 “추가 자구안 마음에 안 들어”… 보완책 제시 가능성 높아
부실전이 우려에 버티는 한진그룹… “설마 법정관리 가겠어”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8-26 13:18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방안이 담긴 추가 자구안을 둘러싼 한진그룹과 KDB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기싸움’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채권단은 한진그룹이 지난 25일 제출한 추가 자구안만으로는 한진해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며 보완책을 요구할 전망이다.

반면 한진그룹은 부실 전이 및 배임 등 추가지원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해 ‘버티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 “법정관리는 우리도 곤란”

한진해운이 채권단의 압박 끝에 전날 제출한 자구안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자구안에 50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산 유동화 및 유상증자 등의 방안이 담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자구안의 정확한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올해 남은 기간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모자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진해운은 지난 5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할 당시 ▲터미널 유동화에 따른 1750억원 확보 ▲상표권·벌크선·에이치라인 지분 등 자산매각 등을 통한 1340억원 확보 ▲부산사옥 등 사옥 유동화를 통한 1022억원 확보 등 총 4112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2017년 말까지 한진해운 경영에 필요한 자금은 총 1조원 정도다. 물론 2조원이 넘는 선박금융 원리금과 현재도 계속 쌓여만 가는 수천억원대의 용선료 연체료, 항만 이용료 등까지 감안해야 한다.

이에 채권단은 지난 3개월 동안 최소한 7000억원 규모 이상의 추가 자구안 내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라도 출연해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9월 초까지 용선료 조정 등 해외선사 및 채권자들과도 채무재조정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하는 상황인데 당장의 유동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누가 믿고 상환을 유예해주겠느냐”고 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다음주까지 시간을 더 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회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용여부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큰 틀에서 한진해운 회생을 최우선으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추가지원 이유 없어”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방향의 열쇠를 쥔 한진그룹 측은 25일 제출한 자구안을 상회하는 규모의 보완책은 감안하지 않고 있다. 이미 경영권은 채권단으로 넘어간 만큼 부실의 그룹 전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추가지원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해운 대주주는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으로 지분 33.23%를 보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수년간 시황 침체로 인한 한진해운 지분 가치 하락 및 영구채권 평가 손실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리스크로 지난 1분기 1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2508억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이후 지원 과정에서 부채비율도 1000%(2분기 기준) 이상을 넘었다.

한국신용평가도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독자지원을 결정할 경우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이 커 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배임 논란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글로벌 해운 시황 침체로 당장 내일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글로벌 운임도 시원찮은데 새로운 해운동맹(얼라이언스)까지 잇따라 출현하면서 ‘레드오션’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경제적으로도 뚜렷한 지원 명분이 없는 상황에 무턱대고 지원자금을 늘렸다가는 조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모두 배임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조 회장 개인적으로도 지난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이후 전 경영진에 의해 방치된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본 만큼 이제는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으로서는 사실상 제수씨(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가 방치한 부실을 해결하려 한 것뿐인데 채권단이 이제 와서 ‘대주주 책임론’을 운운하며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가 탐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해운업계는 물론 전후방산업의 고용문제, 채권은행 차입금 미회수 등 큰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한진그룹이 버티는 것은 그동안 할 만큼 했다는 이유도 있으나 채권단이 이런 후유증을 감수하고 법정관리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