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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할만큼 했다” VS 채권단 “말도 안된다”

한진그룹, 유상증자로 한진해운에 최대 5000억 추가지원
산업은행 “최악의 경우 1.3조 더 필요한데…” 30일 결판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8-26 15:30

▲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컨테이너선 전경.ⓒ한진해운

지난 25일 한진그룹이 제출한 한진해운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추가부담을 감수한데 이어 조양호 회장까지 나서서 최대한의 지원에 나섰다는 입장이나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정도의 자구안으로 한진해운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26일 KDB산업은행은 긴급 백브리핑을 열고 한진그룹의 자구안에 담긴 한진해운 지원규모는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한진그룹의 자구안을 살펴보면 실효성 있는 지원은 4000억원 수준”이라며 “실사 결과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일반적인 수준에서 1조원 수준이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통해 오는 12월과 내년 7월 각각 2000억원씩 총 4000억원을 지원하고 부족한 부분이 발생하면 협의를 통해 그룹 계열사나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보유한 영구채 22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기한연장을 실시하거나 이자율을 조정하고 미국 소재 국제터미널 채권 600억원을 매각하는 방안도 이번 자구안에 담겼다.

1000억원의 추가지원까지 이뤄질 경우 한진그룹이 최근 3년간 한진해운에 지원한 자금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며 한진해운이 터미널 지분 및 선박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까지 포함하면 2조7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훌쩍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결정은 한진그룹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감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올해 말까지 한진해운의 부족자금 8000억원을 지원해야 하고 내년에 2000억원의 추가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오는 12월 200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한참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정용석 부행장은 “최악의 경우를 배제하더라도 한진그룹에서 4000억원을 지원하면 채권단이 6000억원을 부담해야 하고 그마저도 이런 구조라면 채권단이 먼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황과 한진그룹의 추가 유상증자를 포함할 경우 한진그룹과 채권단은 각각 5000억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게 된다. 한진그룹이 그동안 2조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절반씩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자구안에서 밝힌 셈이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공개적으로 반감을 보임에 따라 한진그룹의 이번 자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진그룹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한진해운은 채권금융기관 실무자회의를 열고 오는 30일까지 채권기관들의 의견을 받아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채권단 지분율 기준으로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은 부결되며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채권단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사실상 긴급 브리핑을 통해 한진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힌 만큼 오는 30일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 종료를 선언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얼라이언스 탈퇴와 용선 및 화물운송계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과 함께 국가전략산업인 해운산업을 영위해온 한진해운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양호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한진해운을 인수한 만큼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또 다른 회생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상황만 볼 경우 한진해운은 운명의 기로에 놓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