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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반전, 산업은행에 달렸다

법정관리 우려에 채권 상환유예·용선료 협상 극적 타결
“산업은행 동의 전제” 30일 채권단 회의 최대변수 전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8-28 15:27

▲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한진 수호'호 전경.ⓒ한진해운

한진해운이 외국 주요 금융기관들의 채권 상환유예와 시스팬과의 용선료 협상 합의에 성공하면서 법정관리행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시스팬의 경우 산업은행의 동의를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산업은행의 결단에 따라 한진해운의 명운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지난 27일 독일 HSH노르드방크와 코메르쯔방크, 프랑스 크레딧아그리콜 등 해외 금융기관에서 한진해운 측에 해운 선박금융 채권 상환유예 동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산업은행 보증 없이 상환유예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이들 금융기관의 전격적인 상환유예 결정으로 한진해운은 약 1280억원의 자금조달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결정에 타 해외 금융기관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한진해운은 최대 47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용선료 인하에 대해 완강한 모습을 보이던 캐나다 시스팬(Seaspan)도 그동안의 입장에서 선회하며 용선료 조정에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이를 비롯해 한진해운은 타 용선료 협상을 완료하면서 8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스팬이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동의를 용선료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한진해운의 명운은 산업은행의 결정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올해 12월과 내년 7월 각각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에 총 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추가자금 필요시 한진그룹 계열사와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1000억원의 자금을 더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올해 8000억원, 내년에 2000억원의 자금이 더 들어가야 하는 한진해운의 경영상황을 볼 때 한진그룹의 자구안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은행은 일반적인 수준에서 1조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최대 1조3000억원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한진해운에 지원돼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최악의 경우를 배제하더라도 한진그룹에서 4000억원을 지원하면 채권단이 6000억원을 부담해야 하고 그마저도 이런 구조라면 채권단이 먼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채권단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자구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외국 주요 금융기관들의 채권 상환유예 결정과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시스팬의 용선료 조정 합의 소식을 발표함에 따라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진그룹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채권금융기관 실무자회의를 개최한 산업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채권기관들의 의견을 받아 자율협약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자율협약을 통해 한진해운에 채권 상환유예와 용선료 조정을 요구한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이번 발표를 수용하게 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자구안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표명하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라며 “하지만 해외 금융기관과 선사들까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막기 위해 전격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