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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공포 확산…정부 대책 적절한가

대금 미지급으로 한진해운 선박들 잇달아 발목 잡혀
외국 선사·항만의 제재 속수무책 “화주들 속만 태워”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9-01 15:20

▲ 한진해운의 131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유럽'호 전경.ⓒ한진해운

물류대란 공포가 확산되면서 해운업계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노선조정과 타 선사의 화물 흡수 등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나 외국 선사에 의한 선박 가압류나 외국 항만의 입항거부 등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응할 방안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한 물류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등 항구 인근 해상에서 한진해운 선박 다수가 입항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진해운과 함께 CKYHE얼라이언스에 속한 에버그린(Evergreen), 코스코CL(CoscoCL)은 한진해운 선박에 화물을 선적하지 않기로 했다.

얼라이언스는 각 선사들이 보유한 항로 및 선박을 공유하기 위한 해운동맹으로 에버그린과 코스코CL이 선박공유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얼라이언스에서 한진해운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조디악(Zodiac)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3670TEU급 ‘한진 뉴저지’호의 가압류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조디악은 한진해운으로부터 138만 달러의 용선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1년 조디악과 일일 2만4900 달러에 12년간 ‘한진 뉴저지’호를 용선키로 했으며 이 선박은 2013년 인도와 함께 한진해운이 운영해왔다.

조디악의 소송이 통과될 경우 ‘한진 뉴저지’호는 미국에서 가압류되는 한진해운의 첫 번째 선박이 된다. 이에 앞서 ‘한진 로마’호는 싱가포르에서 가압류됐으며 ‘한진 멕시코’호는 용선주에 의해 운항이 중단됐다.

현지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미국 연방파산법 15장(Chapter 15)에 의거해 파산을 신청할 경우 추가적인 선박 가압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신항에서는 항만업체들이 대금체불을 이유로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작업을 거부하고 나섰다.

부산항만공사가 대금지급을 약속함에 따라 이들 업체는 다시 작업에 복귀하기로 했으나 대금체불로 인한 작업거부 사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화주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신항처럼 국내의 경우 정부와 화주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으나 외국에서 이뤄지는 선박 가압류 및 입항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 항만에서 용선료 미지급을 이유로 용선주가 선박 가압류를 단행하면 선박에 실린 화물들도 발이 묶이게 된다. 중간 기항지에서 화물을 강제하역하고 선박을 회수해갈 경우에도 화주는 더 높은 운임을 지불하더라도 대체선박 확보에 나서야 하며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물일 경우 대체선박 확보 지연에 따른 추가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항만 정박 및 화물처리비용의 선지급을 요구하며 외국 항만이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을 거부할 경우에도 화주들은 속만 태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진해운의 기항터미널 운영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기존 한진해운 환적물량은 타 선사가 흡수하도록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 기항 원양항로에 대해서는 한진해운이 소속된 CKYHE얼라이언스 및 해외 선사의 신속한 선복 재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에버그린 등 CKYHE얼라이언스 소속 해외 선사들이 한진해운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항만 입항을 거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 정부 대책이 실효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국 국경절을 비롯해 미국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에 대비한 화물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시작된다는 점도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대규모 화물운송과 높은 신용도로 인해 다른 선사를 확보하는 것이 크게 문제되진 않을 전망이나 소규모 화주들은 각 선사의 운항스케줄을 확인하며 화물선적이 가능한지를 문의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정상적인 선박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선박운임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아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외국 선사들에게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한진해운 여파로 인한 물류대란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지 않으면 올해 하반기 한국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