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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청산”, 법원은 “회생”…한진해운 운명은 “미궁”

금융위 TF 구성해 현대상선의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 추진
“법원 결정도 나지 않았는데…” 절차 무시한 정부 방침 눈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9-01 17:13

▲ 한진해운 본사 사옥 전경.ⓒ한진해운

정부가 금융위를 앞세워 한진해운에 대해 사실상 청산을 추진하는 반면 법원은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회생절차를 추진하며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선박을 비롯한 한진해운의 주요자산이 정부 방침대로 현대상선에 인수될 경우 한진해운은 회생절차를 졸업하더라도 더 이상 해운사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운명은 미궁에 빠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한진해운 청산가능성에 대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의 향후 처리방향은 법원이 결정할 문제이나 청산가능성이 있는 만큼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일부 우량자산에 대해 현대상선이 인수하는 방안을 사전 검토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대응회의’를 열고 한국의 해운경쟁력 유지를 위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한진해운 보유 선박 중 영업이익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선박, 해외 영업 네트워크와 핵심 인력의 인수가 명시됐는데 현대상선이 금융위원회의 계획안에 따라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것은 결국 한진해운의 청산을 의미한다.

반면 법정관리 신청을 받은 법원은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에 나서며 한진해운의 회생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는 1일 부산신항 한진해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방문해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법원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한진해운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10일 이상 걸리던 다른 기업들의 경우를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외국 선사들이 선박 가압류에 나서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외국 법원에 회생절차가 개시됐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며 “빠른 개시로 불안정한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에 대해서는 이제 회생절차를 개시하려는 시점에서 법원의 판단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 처리방향은 법원이 결정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이 법원의 판단에 우선한다는 인식을 주게 된 것은 사실이다.

법적인 절차대로 진행될 경우 한진해운의 회생이 결정되면 현대상선의 우량자산 인수는 없던 이야기가 된다.

반대로 한진해운의 청산이 결정될 경우 금융위는 기존 계획대로 선박을 비롯한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에 앞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한 현대상선이 수조원 규모의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부처들이 신속한 대응에 나서려는 것은 알겠으나 소통의 부족 때문인지 각 기관에서 나오는 대책이나 방침들이 서로 엇갈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현대상선이 적절한 대금을 지급하고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법원의 판단과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