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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물류대란, 항만 넘어 육송…글로벌까지 확산

밀린 대금 떼일 우려에 선박 가압류·입항금지·작업거부 잇따라
추수감사절 등 기념일 이어지는 미국 물류도 일부 차질 불가피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9-02 16:26

▲ 항만에 정박한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전경.ⓒ한진해운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파장이 국내외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40척이 넘는 선박들이 입항을 거부당하거나 출항하지 못해 발이 묶인 상황이다.

한진해운에 화물을 실을 예정이었던 화주들도 새로운 선사를 찾기 위해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추수감사절 등 기념일이 이어지는 미국 역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사회가 법정관리를 결의하고 신청한 지난달 31일부터 현재까지 40척이 넘는 선박이 전 세계 곳곳에서 입항을 거부당했다.

국내의 경우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해온 부산신항 고박업체들이 2일 오후 작업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한진 저머니’호 등 부산 외항에서 대기 중이던 선박들은 이날 오후부터 한진터미널에 접안해 하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들 고박업체는 오는 7일 지급될 노조원 임금을 미리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작업을 거부해왔다. 고박작업은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으로 이 작업이 이뤄져야 하역작업이 가능하다.

이에 해양수산부가 항만 근로자들의 임금을 항만공사 등이 지급 보증키로 중재하면서 정상작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여전히 한진해운 선박들의 발이 묶여 있다. 고박, 검수 등 하역 일을 하는 업체들의 작업 거부로 입항하지 못하는 곳은 한국의 광양, 중국의 샤먼·얀티엔·청도·닝보, 일본 나고야, 싱가포르, 인도 나바샤바 등이다.

중국 샤먼, 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싱가포르 등 항만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하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닝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연료를 구매하지 못해 운항을 멈추는 일도 벌어졌다. 싱가포르에서는 ‘한진 로마’호가 가압류됐고 용선인 ‘한진 멕시코’호는 선주인 PIL의 거부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에서도 선박 가압류 및 입항 금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조디악(Zodiac Maritime)이 용선료 연체를 이유로 ‘한진 뉴저지’호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한데 이어 몬템프(Montemp Maritime)도 3670TEU급 ‘한진 루이지애나’호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몬템프는 한진해운으로부터 169만 달러의 용선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WFS(World Fuel Services)도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지 못한 선박연료 대금이 48만9000 달러에 달한다며 미국 법원에 선박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한진 보스턴’호, ‘한진 몬테비데오’호, ‘한진 콘스탄차’호, ‘한진 그리스’호 등 3400TEU에서 1만TEU급에 달하는 선박 4척이 미국 롱비치항에 입항하지 못한 채 인근해역에 정박돼 있다.

항만 관계자는 지역 언론을 통해 “현재 롱비치항에서는 대한민국 국적인 이 선사의 화물 수입 및 수출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한진해운이 재산보호를 신청하면 추가적인 선박 가압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파산법 15장(Chapter 15)에 근거해 미국 법원에 재산보호를 신청해서 받아들여질 경우 한진해운은 미국 법원의 보호 아래 재산을 동결할 수 있으며 현지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이와 같은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통항료를 지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에즈 운하 통항을 거부당했다. 수에즈 운하는 1회 통항료가 70만달러(약 7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선적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하는 철도 및 트럭 회사가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와 타깃 등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물류에 직격탄을 맞은 소매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한진해운이 미국 태평양 횡단 무역거래물의 7.8%를 담당하고 있는데 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발생한 대란으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할로윈데이를 비롯해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다양한 기념일이 이어지기 때문에 9월부터는 화물운송수요가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화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 부담에 속이 타는 상황이다. 부산신항 한진해운터미널에 화물을 가져다 놓은 화주들은 다른 선박을 구하기 위해 화물을 빼고 있다. 이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선사가 비싼 요금을 요구하더라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협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 화주들이 지게 될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부터 아시아~미국 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은 폭등하고 있다. 아시아~미국 서안 컨테이너선 운임은 이날 기준으로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일일 1700 달러대에 형성됐다. 이는 약 1천150 달러였던 전주 대비 55%가량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미국 동안 항로의 컨테이너선 운임도 FEU당 약 1천600 달러에서 2천400달러로 5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