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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대우조선, 러시아서 회생기회 찾는다

현대중공업, 즈베즈다조선소 상선 엔지니어링·기자재조달 협력
대우조선 디섹도 MOU…러시아 ‘조선굴기’ 추진에 업계 주목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9-05 16:06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사진 왼쪽)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사진 오른쪽) 전경.ⓒ각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러시아 조선산업의 자문역할에 나서며 사상 최악의 불경기 극복을 위한 기회를 찾는다.

이들 조선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위치한 즈베즈다(Zvezda) 조선소의 건설부터 선박 건조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링 및 기자재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로스네프트(Rosneft)와 선박 건조를 위한 협력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극동조선소(FESRC, Far Eastern Shipbuilding & Ship Repair Center)와 상선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 부문 합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현대중공업의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러시아는 즈베즈다조선소에서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건조에 나선다.

이 조선소는 러시아 전략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톡에서 핵잠수함 등 군함 건조와 선박수리를 담당해왔으나 지난 2007년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의 ‘조선산업 육성을 위한 대통령령’에 따라 상선 및 해양플랜트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로 개조하는 작업이 추진돼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선을 건조해 본 경험이 없는 만큼 현대중공업의 지원 여부가 즈베즈다조선소의 상선 건조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상선 설계부터 건조, 기자재조달 등 상선 건조를 위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기술지원을 실시하며 이에 따른 기술료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달 현대중공업이 러시아 소브콤플로트(Sovcomflot)로부터 12척에 달하는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건조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즈베즈다조선소가 상선 건조경험이 없는 만큼 선박에 필요한 기자재 조달에 대해서도 일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할 경우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하는 기자재가 즈베즈다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선박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브콤플로트와의 계약이 확정되면 이들 선박은 모두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될 예정이며 즈베즈다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선박들과는 소브콤플로트와의 계약은 연관되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디섹(DSEC)도 즈베즈다조선소 구축 및 선박 건조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MOU(양해각서) 수준이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디섹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즈베즈다조선소 건설부터 설계, 기자재공급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한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즈베즈다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유조선이 가스 추진 선박으로 건조된다고 명시한 점에서 대우조선이 개발한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 Partial Re-liquefaction System)’이나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Fuel Gas Supply System)’가 탑재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9년 러시아는 국영조선그룹인 USC(United Shipbuilding Group)를 통해 대우조선과 즈베즈다조선소 건설 및 선박 건조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지난 2010년 즈베즈다-DSME 법인 설립과 함께 합작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고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수주한 12척의 유조선을 옥포조선소 및 즈베즈다조선소에 분산해 건조키로 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잠정 중단상태였던 즈베즈다조선소 건설 및 선박건조가 재개되며 대우조선 계열사인 디섹도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 협력사업은 대우조선이 아닌 디섹에서 주관해 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상선 건조경험 및 기술력이 없고 현지 인프라도 부족한 즈베즈다조선소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삼성중공업 기술지원 하에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의 진수까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작업을 거쳐 인도하는 데 2년의 시간이 더 소요된 사례가 있는 만큼 군함 건조 및 수리 경험만 있는 즈베즈다조선소도 상선 건조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자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나 조선산업이라는 게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오랜 기간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을 쌓아나가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 관련 50억 달러 규모의 쇄빙LNG선 15척 건조를 한국 조선업계에 맡겨야만 했던 러시아 조선산업의 현실을 실감했던 것도 수년 간 방치되다시피 했던 즈베즈다조선소 건설 재개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조선굴기’ 계획이 즈베즈다조선소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