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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속앓이…“법정관리 보내놓고 돈 내라니…”

조양호 회장 400억 사재 포함 1000억원 조달로 하역 정상화 지원
"해외 각국 파산보호신청 받아들여져야 사태 진정될 것"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등록 : 2016-09-06 15:48

▲ ⓒ한진그룹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400억원 사재를 포함한 1000억원대 자금을 한진해운 물류난 정상화에 투입키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글로벌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서 책임 공방이 오가는 와중에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법정관리 이후 상황을 낙관하다 허둥지둥 대책을 내놓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이 법원의 관리 하에 있는 회사를 이중적인 자세로 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진그룹은 그룹 대책회의를 열고 해외터미널(롱비치터미널 등) 지분 및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하고, 조양호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1000억원을 자체 조달해 한진해운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한진그룹과 한진해운 채권단은 법정관리로 인해 발생한 물류 대란 해결을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러나 양측 모두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과 같은 수준의 입장을 반복해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어 6일 오전 사태 해결을 위한 당정 한진해운 대책 협의회를 갖고 한진그룹이 담보를 제공할 경우 1000억원대 장기저리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자금 출연 압박이 계속됐다.

한진그룹이 또다시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 지원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 영구채 2200억원, 교환사채 TRS 보증 2000억원 등 총 8259억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000%를 넘나드는 등 부담이 가중됐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자체 자산을 담보로 잡은 이유도 더 이상 다른 계열사에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검토되고 있는 지원 방안은 한진해운의 전면적 정상화보다는 ‘물류대란’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은 지원 규모와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 ⓒ한진해운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달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으나 한진해운의 경영을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당시 자구안에는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그룹 계열사 및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방안이 포함됐다.

이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지난달 30일 한진해운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에 대해 추가지원불가 결정을 내렸다. 한진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히고 다음날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신청 하루만인 9월 1일 저녁 법정관리를 개시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대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 각국 항만이 입·출항을 거부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또한 사용료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선주가 배를 압류하는 일도 발생했다. 세계 곳곳에서 발이 묶인 한진해운 선박은 지난 5일 기준 79척에 달한다.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서 화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한진해운은 미국 태평양횡단 무역거래물의 7.8%를 담당하고 있는데 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발생한 월마트 등 미국 소매업체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할로윈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의 영향으로 9월부터 화물 운송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국내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 물량을 파악하고 있다”며 “하역한 후에도 현지 트럭킹을 한진해운에서 제공해주는 루트의 경우 대체할 업체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법정관리를 택한 채권단 책임론이 부각됐다. 선주협회를 비롯한 업계의 물류 대란 우려를 지나치게 낙관해 선제적인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물류 대란으로 인한 피해는 한진해운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는 등 공방이 오갔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 영향력을 낙관한 채권단이 대주주 책임론을 들먹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1000억원 조달도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 신청한 파산보호신청이 받아들여져 선박 압류가 풀려야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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