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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골든타임’ 놓치면 공멸…“책임공방보다 자금수혈부터”

화물처리 늦어질수록 화주 피해 급증 “신용 잃는 것도 큰 문제”
“하루아침에 실직자…” 항만 등 관련업계 종사자 지원도 시급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9-06 15:42

▲ 한진해운의 53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런던'호 전경.ⓒ한진해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면서 한진해운 선박에 화물을 선적한 화주들부터 항만종사자에 이르기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 간 채무관계에 대해서는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진해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화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관련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한진그룹은 1000억원을 조달해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촉발된 물류대란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롱비치 터미널 등 해외 터미널 지분 및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한 600억원과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 출연을 통해 마련되는 이번 자금을 통해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자금조달 계획은 정부가 한진그룹의 책임론을 강조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5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화주 측 피해와 관련해 정부가 책임질 부분은 없으며 한진해운이 책임지고 선적된 화물들을 거래처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물류대란의 책임을 한진해운 측에 떠넘기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한진그룹이 자금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자료를 통해 “한진해운이 이미 법원의 관리 하에 들어갔지만 그룹 차원에서 수출입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 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자금지원 외에도 그룹 계열사를 통한 원활한 물류처리 및 수송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선박에 화물이 선적된 화주들은 화물처리가 지연될수록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거래처와 계약한 기간 내에 화물을 전달하지 못할 경우 지연된 기간만큼의 연체비용도 부담이지만 그동안 쌓아올린 신용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신선도 유지를 위해 냉동컨테이너에 보관된 식품류는 용선주가 중간기항지에서 강제로 화물을 하역하고 선박을 회수할 경우 화물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이미 현실이 된 물류대란 앞에서 정부는 모든 관계부처를 동원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조차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 부처별로 내세우는 대책들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화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한진해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으나 국적선사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 또한 한진해운 못지않게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부가 물류대란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 해운산업과 부산신항 등 지역경제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기업 간 채무관계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이 맞는 말이긴 하나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이 아닌 화주들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항만 종사자 등 관련업계에 대해서는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