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8일 18:50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K-CEO 클로즈업 2017] '한진家 3세' 조원태 사장, '환율·유가' 불안에도 날개 펼까

11일부로 대한항공 사장직 올라…경영권 승계 작업 및 한진그룹 3세 경영 본격화
올해 '환율·유가·금리' 불확실성에 '조종사 노조' 문제까지 난제 '산적'…실제 경영능력 시험대 올라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7-01-20 18:18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대한항공

"젊고 역동적인 조직 분위기로의 쇄신을 위해 조원태 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경영전면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조직 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 역량을 강화하겠다."

한진그룹은 '2017년 임원 인사'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1월 11일 부로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이로써 조원태 사장은 3년 연속 연임에 성공했던 지창훈 전 사장에 이어 대한항공을 이끌어나갈 새 수장이 됐다.

조 사장은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 2003년 한진그룹 IT계열사 한진정보통신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그는 사내 핵심부서에서 경영기획, 화물사업, 여객사업 등의 업무를 두루 익히며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키웠다.

이어 입사 4년 만에 임원 타이틀을 달고, 10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조 사장에게는 늘 '재벌 3세'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주요 계열사에서 요직을 맡으면서 꾸준한 성과를 내왔지만 조 사장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동안의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고 진정한 경영인으로서 업계 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또 올해는 부친 조양호 회장의 경복고 동문이자 40여년간 대한항공에 몸을 담았던 베테랑 조력자 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이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능력으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첫 성적표에 대한 냉엄한 업계의 평가 역시 조 사장 혼자 감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지휘봉을 잡게 된 대한항공의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한진해운 리스크를 털어내 재무구조 부분에서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된 상태이기에 조 사장이 사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가나 환율, 금리 등 외부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때문에 이같은 불확실성들과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는냐가 조 신임 사장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 계열사서 주요 요직 맡으며 '경영능력' 발휘…지난해 대한항공·진에어 성과 이뤄
▲ ⓒ대한항공


일단 다행인 것은 오너일가의 3세임에도 내부에서의 평가는 호의적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03년 한진그룹 IT계열사 한진정보통신에 차장으로 입사한 후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 △2009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상무) △2011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본부장(부사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며 항공업 전반에서 실무 능력을 쌓았다.

여기에 그간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요직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 전반에 참여, 항공업 뿐만 아니라 해운 등 운송업계를 두루 경험하며 차근차근 역량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 진에어 대표직과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 직을 역임하며 각 사의 최대 실적을 견인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해냈다.

조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핵심 계열사 진에어는 지난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진칼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진에어는 매출 2193억원, 영업이익 402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무려 196% 늘어난 수치다.

제주항공(382억원)보다 약 20억원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만년 2위였던 진에어를 업계 1위 제주항공을 위협할만한 경쟁자로까지 성장시켰다.

아울러 총괄부사장직을 수행했던 대한항공 또한 지난해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조 사장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이번 인사에도 이같은 공로들이 반영돼 사장직에 오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 그는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칼, 정석기업, 한진, 한진정보통신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도 맡으며 그룹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노조관계 해결할까…'환율·유가·금리' 등 불확실성 극복해야

▲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소통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소통게시판도 만들었다. 소통게시판에 많은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잘 지켜보고 있다.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실명으로 답변하고 있으며 직접 행동을 취해 고치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신임 사장이 했던 말이다. 그동안 오너일가의 3세로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 능력을 쌓아온 그는 젊은 리더답게 회사 내에서도 연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해왔다.

또 현장경영을 중시해 직원들과 소탈한 만남을 자주 갖고, 형식을 갖춘 보고 보다는 이메일로 수시 보고하는 것을 선호하는 등 말 그대로 직원들과의 소통하는 '신세대 리더'로 알려졌다.

이런 그에게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로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조종사 노조의 임금협상 관련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임금인상률에 대한 단순 갈등으로 보이지만 그간 노조가 그룹 내 수직적인 조직 구조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지속적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반감을 표출해왔음을 비춰볼 때 이번 사건은 오너와 직원 간 소통부재에 따른 문제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조종사와의 갈등 문제는 조 사장의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부친인 조양호 회장도 풀지 못한 숙제이며 관련 문제는 지창훈 전 사장이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져 '소통의 리더십'를 강조해왔던 조 신임 사장의 역할에 따라 올해가 노사 갈등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다른 숙제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 리스크를 덜어 3분기 기준으로 1000%에 가까웠던 부채비율을 910%까지 내렸지만 재무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지난해에 이어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위험요소가 여전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트럼프 시대 도래에 따른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채비율이 상당규모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부채비율이 다시 1000%를 넘어섰거나, 이를 상회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9.0% 급증해 대한항공이 보유한 84억달러 외화부채에 대해 최대 9000억원의 환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0%에서 1300%까지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급유단가 상승이 시작되면서 매출액 대비 유류비 비중이 20%대에 진입하기 시작해 유류비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예상된다.

또 최근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 또한 올해 재무부담을 상쇄할 만한 카드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역대 최대였던 5000억원대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다.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과 부채비율 하락, 이자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재무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지난해 우호적이었던 영업 환경을 바탕으로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로 올해 대한항공 수장 자리에 오른 조 사장의 경영 보폭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저유가 지속, 여객수 증가 등 항공업계 전체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면서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이례적인 호황기를 누렸던 터라 이같은 거품이 빠진 올해가 조 사장의 실질적인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이 포함된 이번 인사에 대해 "안전과 서비스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인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젊은 인재 수혈로 사내 조직을 보다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로 쇄신해 체질개선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조 사장도 이에 부응해 '재벌 3세'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표 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대한항공의 수장으로서 '비상(飛上)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