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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소, 올해 절반 이상 사라져…후판값 급등 '직격탄'

수주가뭄, 저가수주 이어 후판가 급등으로 "최대 75% 파산"
가격경쟁 자제한 한국 조선 "올해만 버티면 기회 반드시 온다"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7-01-10 15:07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모습.ⓒ각사

지난해 극심한 수주가뭄 속에 저가 공세로 물량확보에 나섰던 중국 조선업계가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하며 올해 중 절반 이상 사라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으로 수주에 나섰던 중국 조선업계가 주춤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10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중소 민영조선소들을 위주로 중국 조선소의 절반 이상이 파산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 최소 절반 이상, 많게는 4분의 3에 해당하는 중국 조선소들이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조선업계로서는 2017년이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극심한 수주가뭄과 10여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선박가격, 여기에 후판 등 원자재가 급등이 중국 조선업계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공급과잉 문제 해소를 위해서라도 국영조선소를 제외한 중소 민영조선소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벌크선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 조선업계의 지난해 벌크선 수주는 27척으로 98척이었던 2015년 대비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579척을 수주했던 2013년과 비교할 경우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대부분의 민영조선소들은 지난해 뿐 아니라 2015년에서 선박 수주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민영조선소들은 한국 뿐 아니라 자국 조선소들끼리도 일감확보를 위해 저가수주 뿐 아니라 선박 건조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경쟁에 나서야 했다.

1년간 급등한 후판가격은 생사기로에 놓인 조선소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산 후판가격은 t당 4200 위안(약 73만원)으로 2000 위안(약 35만원) 수준이던 지난해 초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이는 국제 철광석 가격이 최근 t당 80 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석탄 가격도 지난해 11월 기준 t당 310 달러를 기록하는 등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신조선가는 2014년 5400만 달러에서 2015년 4600만 달러, 지난해에는 4200만 달러로 3년간 15% 가까이 떨어졌다. 지속적인 선가 하락으로 충분한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후판가 급등은 조선소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5만DWT급 MR(Medium Range)탱커 1척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만t의 후판이 소요된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국 조선소들은 후판가격이 t당 3000 위안(약 436 달러) 수준일 때 수주계약을 체결했다”며 “하지만 현재 후판가격으로 선박을 건조하게 되면 척당 1000만 위안(약 140만 달러)의 추가비용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일감 확보를 위해 선박가격 인하 뿐 아니라 선수금도 전체 건조비용의 10% 이하로 줄이며 수주영업에 나서왔던 중국 조선업계가 원자재가 급등이라는 치명타를 맞으며 올해 문을 닫는 조선소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가 상승은 한국 조선업계도 마찬가지이나 중국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포스코는 올해 1월부터 열연강판 및 후판 가격을 t당 12만원, 냉연강판을 비롯한 나머지 제품들에 대해서는 10만원씩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조선소별로 공급되는 후판의 가격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업계에서는 t당 80만원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와 비교해 한국 조선업계에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글로벌 선사들은 기술력과 품질에서 앞선 한국에 선박을 발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5만1000DWT급 MR탱커는 척당 3250만 달러에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이 선박에 대해 2900만 달러 정도의 선가를 제시해왔다면 현재는 후판가 상승분을 고려해 선가를 3100만 달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현대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를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 역시 현재의 클락슨 시장가보다 높은 선가를 요구해야 하나 중국과 달리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저가수주 경쟁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선사들은 한국산 후판이 사용된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까지 버티고 살아남는 한국 조선소들은 이후 경기회복 시점에서 수주행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금융기관들은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자국 조선소들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을 거부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통계가 없어 정확한 중국 조선업계의 현실을 확인하긴 어려우나 올해 사라지는 중국 민영조선소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