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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VLCC 수주전 나서

에네셀, TMS탱커스 등 그리스 선사들과 협상 추진
‘기록적 선가’에 선사들 관심 “계약 체결은 글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7-02-21 15:55

▲ 현대중공업(사진 왼쪽)과 삼성중공업(사진 오른쪽)이 건조한 유조선 전경.ⓒ각사

선박가격이 14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그리스 선사들이 유조선 발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수주에 성공했던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도 수주협상에 나서고 있으나 실질적인 발주 움직임은 제한적이며 한국 조선업계의 자금유동성 이슈 부각으로 금융장벽이 높아진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21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에네셀(Enesel)은 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과 VLCC 건조협상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업계에서는 에네셀이 2척의 VLCC 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확정발주 1척에 동형선 1척에 대한 옵션계약이 포함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선박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에네셀의 이번 발주는 척당 선가가 8000만달러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에네셀과의 수주협상에서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보다 한발 앞서 있고 척당 기본선가는 7900만달러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옵션이 포함되면 선가는 8000만~8100만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32만DWT급 VLCC의 시장가격은 8100만달러로 지난해 말(8450만달러) 대비 350만달러 더 떨어졌다.

에네셀을 이끄는 레모스(Andonis TN Lemos)가 선박 발주에 나선 것은 최근 선박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시각이다.

레모스는 31만8600DWT급 ‘스피로스(Spyros, 2007년 건조)’호, 31만9300DWT급 ‘이렌 SL(Irene SL, 2004년 건조)’호 등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된 2척의 VLCC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2척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현대중공업은 홍콩 선사인 브라이트오일(Brightoil Petroleum)과도 옵션 3척 포함 최대 6척의 VLCC 수주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트오일은 한국 및 중국 조선소를 상대로 VLCC 발주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지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수주전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브라이트오일이 현대중공업에 총 5억4000만달러 규모의 VLCC 5척을 발주한 바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도 현대중공업의 승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일감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 진하이중공업은 지난해 말 그리스 뉴시핑(New Shipping)과 VLCC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는데 척당 선박가격은 7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의 저가공세를 물리치고 현대중공업이 에네셀 및 브라이트오일과 건조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대 8척에 달하는 VLCC를 수주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조지 이코노무(George Economou)가 이끌고 있는 TMS탱커스(TMS Tankers)와도 VLCC 수주협상에 나서고 있다.

TMS탱커스 역시 2척의 VLCC 발주를 추진 중이나 아직까지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삼성중공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TMS탱커스가 선박을 발주한다면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업계에서는 판테온(Pantheon Tankers Management), EastMed(Eastern Mediterranean Maritime), 미네르바마린(Minerva Marine) 등 다른 그리스 선사들도 VLCC 발주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선사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VLCC에 대한 선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긴 하나 실질적으로 선박 발주에 나서는 선사는 거의 없어 현재의 움직임이 VLCC 발주 러시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업계의 자금유동성 이슈가 불거지며 금융적인 측면에서 제한을 받고 있다는 점도 선박 건조계약 체결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피니티(Affinity Shipping)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가 보유한 유조선 수주잔량은 196척(2730만DWT)으로 중국(155척), 일본(120척)을 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일감으로 확보하고 있는 유조선은 60척으로 글로벌 유조선 수주잔량의 19%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