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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운명의 날] '자본시장' 눈으로 본 3대 관전 포인트

자본시장선 국내 조선업 전망 긍정적..증고선가 인덱스도 상승세
시장에서 추산한 사채권자 손실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도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04-14 11:46

▲ ⓒ연초 이후 한국 조선업종은 시장 수익률을 훨씬 뛰어 넘는 상승세가 있었다. 일년전 대비 현대중공업은 바닥을 찍고 약 120% 뛰어올랐으며 삼성중공업은 80% 가량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결정을 앞두고 이해관계자들이 예상되는 손실을 계산하고 있다.

고통분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됐다는 사채권자 반발이 고조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을 앞세운 정부주도형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EBN은 산업자금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자본시장 관점으로 이번 구조조정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정리했다.


1.조선산업 전망, 과연 암울한가
대우조선해양은 LNG선과 초대형유조선, 대형 컨테이너선 제조 기술력을 가진 세계적인 조선사다.

자본시장업계는 가장 중요한 조선업에 대한 산업 전망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대우조선 최대주주 산업은행과 회사채 최다보유자 국민연금 대치 국면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이 보유한 무형자산과 경쟁력에 대한 언급도 누락됐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산은과 회계법인이 보수적인 전망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조선업 전체 흐름을 짚어 보는 게 본류라고 판단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회생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희망적인 기준을 놓고 보면 한국의 조선업황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은 지난 2014년 대비 약 23% 감소한 3460만CGT(이하 톤)에 불과했지만 한국은 약 17% 감소에 그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2014년 대비 감소 폭은 중국이 37%로 가장 컸으며 세계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한국은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한국·중국·일본은 각각 1050만톤, 1050만톤, 940만톤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선가 인덱스도 상승세다. 통상 새로운 배보다 중고선 가격이 먼저 영향을 받는다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주가 랠리도 긍정적이다. 연초 이후 한국 조선업종은 시장 수익률을 훨씬 뛰어 넘는 상승세가 있었다. 일년전 대비 현대중공업은 바닥을 찍고 약 120% 뛰어올랐으며 삼성중공업은 80% 가량 상승했다. 중국의 양지장 조선소 역시 연초대비 40% 이상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조선업종 전문가들은 반등의 원인으로 수주 회복과 운임 회복을 꼽는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세계 발주량은 작년 동기간 대비 37% 올랐고, 한국 조선업체의 회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과 중국의 수주량은 줄어들었다.

조선업 전문가는 "선주들이 선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서 다시 움직이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박 운임이 회복되고 선가 상승이 가시화되면 발주량의 회복세는 가속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 사채권자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채권자가 보유 금액의 절반을 4만350원에 출자전환 하면 주식은 주당 5000원 가까이 떨어질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50% 수준의 손실을 전망한다.

P플랜(단기 법정관리)에 진입할 경우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금액은 3조 이상으로 는다.

이에 따라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비율도 90%로 확대되기 때문에 손실률은 9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본시장업계는 다른 생각이다. 시장에서 추산한 사채권자의 손실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상장된 한국 조선업체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자산가치를 반영한 주가수준)은 장부가 대비 0.7~0.8배(현대중공업 0.8, 삼성중공업 0.7)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의 주당 장부가는 1만6000원으로 산출됐다. 출자전환 이후에는 3만6000원이 된다는 계산이다.

이는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전제이며, 만약 전환될 경우 주당 장부가는 2만400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은이 주식 전환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예상 주가는 1만7000원~1만9000원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사채권자가 채무구조조정으로 인한 출자전환으로 입을 손실률은 50%(구조조정 보고서)가 아니라 25~30% 정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자본시장 전반의 분석이다.

만에 하나 P플랜이 진행된다고 할지라도, 사채권자의 대규모 손실 여부도 향후 주가와 기존 주식의 소각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한 관계자는 "체결된 발주 계약 취소에 따른 대우조선 가치의 손실은 다소 있더라도 계약 취소의 정도가 크지 않고, 기존 주식 소각과 적절한 규모의 채권 상각이 있을 경우, 손실률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3.이해상충의 문제
▲ 세계 중고선가 지수가 올해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락슨

국민연금과 산은 간의 알력은 '필요 정보의 공개 여부'에서 비롯됐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의 실사자료를 산은이 전부 공개하지 않아 경영 전망을 신뢰할 수 없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이해상충의 문제'가 갈등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인 기업 구조조정과는 다르게 대우조선의 경우 최대 채권자인 산은이 최대주주라는 독특한 구조다.

최대주주가 내미는 구조조정안을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채권자가 얼마나 될까. 조기상환 기회를 박탈당한 사채권자에게는 채권현금매입(CBO)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최대 주주의 책임을 묻는 게 한계가 있었고, 최대 주주가 내민 구조조정안을 신뢰하기 힘든 가운데 대우조선 관리주체이기도 한 산은의 주도적인 역할도 부재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산은이 조금 더 양보하는 안이 나왔더라면 지금보다는 순조로운 구조조정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보고서는 제 3자인 회계법인 삼정KPMG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출자전환 이후에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5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남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말은 구조조정을 마치고 정상화된 대우조선해양이 계획대로 매각 완료될 경우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쪽이 산업은행이란 의미다. 통상적인 기업 인수합병 때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게 책정해 대주주 주식은 비싸게 사주고, 일반인 주식은 훨씬 싸게 사주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