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07월 27일 13:29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일·중 "선사 헤쳐 모여"…우리나라 M&A 가능성은?

현대상선·SM상선 선복량 합쳐도 일본 1개 선사 규모에도 못 미쳐
현대글로비스 합병이 가장 유력 시나리오…SM도 대한해운과 합병 수순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04-24 16:59

▲ SM 롱비치호.ⓒSM상선
우리나라 해운 경쟁국인 일본, 중국 등이 선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한진해운 마저 파산한 상황에서 M&A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일본 3대 선사인 NYK, MOL, 케이라인(K-line)은 정기 컨테이너선 사업(해외터미널 사업 포함) 통합을 위해 오는 7월 1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내년 4월 1일 영업활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지난해 말 3개사 대표 직원들로 구성된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신설하고 현재 합작회사 설립에 필요한 계약서 작성 등을 진행 중에 있다.

PMO를 통해 통합계약서 작성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해운업 위기감을 감안해 상당한 수준의 협의와 양보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본 3사는 주력 항로가 서로 달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NYK는 북유럽항로 중심 87개, MOL은 북미항로 중심 89개, 케이라인은 아시아 역내항로에 강점을 가지고 북유럽, 지중해 항로를 포함한 78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항로가 다르기 때문에 통합을 통해 선복을 공유하게 되면 유휴선복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중국도 지난해 초 코스코와 CSCL이 합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코스코가 홍콩 선사 OOCL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과 중국이 M&A에 나선 것은 선박 공급과잉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가 바탕이 되는 해운업 특성상 선박공급 증가 없이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양대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선복량은 각각 43만7000TEU, 6만4000TEU에 그치고 있다. 두 선사 선복량을 합쳐도 NYK(60만TEU)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최소 100만TEU 이상 선복량을 확보한 선사가 나와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계 100대 선사 안에 있는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 등 국내 8개 선사를 모두 합쳐도 100만TEU가 안 되는 게 현실이다. 공급과잉으로 신조 발주를 통한 규모 확대 역시 쉽지 않다.

현대상선도 일단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경쟁력 확보 등 내실다지기를 통해 최대한 많은 화주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 ⓒ현대상선
업계에서는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3년 안에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조원의 혈세 투입으로 이어진 대우조선해양의 뼈아픈 전례를 감안해 산업은행의 장기보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향후 유력 시나리오로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와 M&A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는 물론 현대제철 등 대부분 그룹 내 물량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상선의 M&A 가능성은 이전부터 제기됐지만 현대상선의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아왔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품을 벗어난 데다 재무구조도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점에서 M&A 성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너지 측면에서도 현대글로비스는 대부분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사업이고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사업비중이 80%에 달하기 때문에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오히려 한진해운 보다 M&A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와 합친다면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거대 선사가 탄생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글로비스에서 부정적이지만 현대상선이 정상화된 이후에는 가능성이 있다. 또 범 현대가 문화를 봤을 때 가장 적합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SM상선 역시 같은 SM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과 합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M상선이 컨테이너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합병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SM상선 측도 향후 대한해운과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같은 계열사 간의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현대상선이나 SM상선에게 한진해운과 같은 규모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두 선사는 일단 신뢰회복을 통한 화주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상선과 글로벌 선사와의 M&A 가능성은 낮다. 현대글로비스와 시너지를 통해 거대 선사로 도약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며 "SM상선과 대한해운의 합병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