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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하락·1번 상승’ 선가 반등 언제쯤…

3년여만에 하락세 멈췄으나 본격적인 반등 아직 없어
“10여년래 최저수준 선가 상승 없이 RG 발급 힘들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7-06-18 17:55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올해 들어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시장가격이 8번 하락한 끝에 지난달 중순 들어 처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주요 상선들의 선박가격 하락세는 주춤한 상태이나 본격적인 반등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경기회복을 논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18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32만DWT급 VLCC 시장가격은 805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8450만달러였던 VLCC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3월 중순 8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정체된 모습을 보였던 시장가격은 지난달 중순 8050만달러로 반등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한 달이 넘도록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올해 들어 VLCC 가격은 총 8회에 걸쳐 떨어진 반면 오른 적은 아직까지 1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기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앞서 가장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시기는 1억500만달러에서 1억1000만달러로 오른 지난 2014년 5월 2일이 마지막이며 이후 3년간 VLCC 시장가격은 하락과 정체를 반복했을 뿐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VLCC 뿐 아니라 주요 상선에 대한 선박가격 하락세는 3년여간 지속되고 있다.

2014년 5월 2일 기준 5750만달러를 기록했던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현재 4250만달러까지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16만㎥급 LNG선(1억8200만달러)은 1800만달러, 1만3000~1만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1억900만달러)은 800만달러 하락했다.

특히 VLCC의 현재 시장가격이 7900만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4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조선업계는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여년 만에 최악’이라고까지 불렸던 지난해 극심한 수주가뭄에 비하면 올해는 다소 나아지고 있으나 2015년까지 일반적인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여전히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VLCC의 경우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전 세계적으로 30척이 넘는 선박이 발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4척 발주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이미 지난해 연간발주량의 2배가 넘는 VLCC가 발주됐다는 점은 고무적일 수 있다.

하지만 원유운반선 시장으로 확대할 경우 지난해 연간발주량은 113척으로 411척을 기록했던 2015년 뿐 아니라 220척이 발주됐던 2014년에 비해서도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벌크선 시장의 경우 지난해 연간발주량은 불과 51척으로 2015년(349척) 및 2014년(753척)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여척이 발주됐는데 3000TEU급 이상 중대형 선박은 단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아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선박 발주시장 뿐 아니라 선박 가격까지 10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업계는 단 한 척이라도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수주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조선시장 침체가 해운시장 침체로 인한 것인 만큼 국내외 선사들은 운임시황 회복시기를 가늠하며 여전히 선박 발주에 신중한 모습이다.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를 비롯한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금융권 역시 선사 및 해운사의 금융지원 요청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여신 축소에 급급한 상황이다.

조선소에 대해서는 수주하려고 하는 선박에 대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RG 발급을 미루거나 거부하고 있으며 국내 선사들에게는 직접 운영하지 않고 장기용선계약을 통해 매달 정기적인 용선수입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선박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신조선가가 50만달러 오른데 이어 지난달에는 VLCC 선가도 50만달러 상승했으나 이후 선박가격은 추가적인 상승세 없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비교적 유조선 시황에 대한 전망이 괜찮다보니 이와 관련한 발주도 다소 이뤄지고 있지만 글로벌 선사들이 본격적인 발주경쟁에 나섰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계의 일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10여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선박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야 한다”며 “특히 채권단의 수익성평가를 받는 조선소들의 경우 유의미한 선가상승 없이 선박수주에 필수적인 RG를 발급받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