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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점유율에 국내화주 적취율까지 낮아…"선·화주 상생 급선무"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적선사 세계 점유율 반 토막
국내화주 마저 국적선사 외면해…"선복량 확대 이전에 내실 다지기부터"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09-20 16:54

▲ ⓒSM상선
한진해운 파산 여파로 국내 원양 컨테이너선사의 세계 점유율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국내화주들 마저 국적선사를 외면하면서 한국 해운업에 대한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양 정기선의 선복량은 지난해 8월 104만9000TEU(세계점유율 5.1%)에서 지난달 현재 35만3000TEU(1.7%)로 크게 감소했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하면서 물동량을 늘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반 토막이 났다.

한진해운은 2015년 아시아-북미항로의 물동량 중 7.4%를 차지했다. 이후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5.1%로 하락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2015년 4.5%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한진해운 물동량의 일부를 흡수해 지난 7월 누적기준 5.7%를 기록했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물동량 합계로 보면 2015년 11.9%에서 올해 1~7월 기간 5.7%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1% 흡수하는 데 그치고 나머지 6.4%는 외국선사들이 흡수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상위 선사들은 인수합병(M&A)를 통해 선복량을 키우면서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 국적 원양선사인 코스코(COSCO)는 지난 7월 홍콩 선사 OOCL을 인수했다. 코스코는 선복량 242만TEU로 커져 프랑스 선사 CMA-CGM을 제치고 세계 3위 선사로 부상하게 됐다.

일본 3대 선사(NYK, MOL, 케이라인)의 컨테이너선 사업 통합법인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cean Network Express)도 최근 출범했다. ONE은 약 143만TEU의 선복량을 보유하게 돼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104만TEU)을 제치고 세계 6위 선사로 뛰어 오른다.

지금의 현대상선 규모에서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MI는 "우리나라 선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일 선사 규모로 77만TEU 이상~100만TEU 규모의 선대가 요구된다"며 "이중 상당부분을 경쟁력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복량을 늘리기에 앞서 화주확보가 우선돼야 하지만 국내화주들의 국적선사 적취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조사 결과 국내 원양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자국선사 이용은 2015년 31.5%(현대상선 12.4%, 한진해운 19.0%)로 71.5%는 외국 선사를 이용했다. 자국화물 적취율은 최근 5년 동안 30% 전후를 기록해 일본보다 30%포인트 이상 낮다.

화주들은 선복 및 네트워크 부족 등의 이유로 국적선사 이용을 꺼리고 있다. 선사는 선박이 많아도 화물을 실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어 국내화주들의 적취율 제고는 해운업 강화에 필수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화주들이 국적선사 이용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운임이다.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했을 때 운임 경쟁력이 크지 않다"며 "선사들의 노선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동남아 등 필수 항로에 선박을 투입하는 선사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화주인 일본 종합상사는 선사에게 자사 화물을 제공하고 선주는 이를 바탕으로 신조선박 발주 및 상사 자금을 대출받아 이용한다.

해운업계는 국적선사의 대형화도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선·화주 상생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선주협회와 한국무역협회는 △신규 노선확대 및 적자 노선 유지 방안 △선·화주 상생을 위한 운임 가이드라인 마련 △국적선사를 이용하는 화주들에게 항만 부대비용 인하 또는 세제지원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컨테이너 선사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사라졌을 때 국내화주기업들이 '국적선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내화주들이 단기적 이익만 쫓아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박 확보 및 선복량 확대는 인프라가 갖춰지면 언제라도 가능하다"며 "성급하게 해운업 재건을 추진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