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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STX조선...RG발급 늑장에 계약취소 위기

해외선사 발주한 석유화학제품선 이달 RG발급 무산시 계약 취소
선박 품질·기술력으로 수주…추가 수주물량 6척 RG발급 필요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7-10-18 17:09

▲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최대 4척의 석유제품선에 대한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이 지연되면서 자칫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저가 수주에 나서고 있는데다 최근 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RG발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까지 RG가 발급되지 않을 경우 계약 취소가 불가피해진 STX조선은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약 3개월 전 수주한 선박에 대한 RG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 7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5만1000DWT급 MR탱커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선박가격은 3300만달러 수준이며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 계약이 포함됐다.

통상 선사들은 선박 발주를 결정한 이후 RG 발급까지 최대 2개월을 기다려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STX조선은 지난 9월 선사측에 RG발급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그리스 선사가 받아들이면서 이달 30일까지로 기간이 연장됐지만 기간 내에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대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수주가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해양지회 관계자는 "지난 8월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의 갑작스러운 폭발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선사측에 한달만 더 기다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이 3개월째 RG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어 어렵게 수주한 일감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선사는 RG 발급을 확인한 후 최종계약에 서명하며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계약은 취소된다.

STX조선 노조 측에서는 산은이 RG 발급을 미루는 이유로 중형조선소 지원방안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중형 조선소들을 위한 제대로 된 정부의 지원방안이 나오지 않아 국책은행인 산은의 RG발급이 미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산은은 STX조선이 수주한 선박의 선가가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RG 발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의 RG 발급 요청에 대해 이달 말까지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강재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선박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인데 STX조선의 계약조건으로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선업계에서는 STX조선이 저가수주를 했다는 산은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클락슨 기준 지난달 말 5만1000DWT급 MR탱커는 STX조선의 수주금액과 동일한 척당 3300만달러 수준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이 현재 시장가격보다 저가에 수주영업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STX조선은 기술력과 선박 품질만으로 그리스 선사로부터 제대로 된 시장가격에 수주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이번 수주건이 산은의 RG 발급 거부로 무산될 경우 STX조선은 다른 일감마저 놓칠 위험성이 높아진다.

STX조선은 또 다른 그리스 선사와 5만DWT급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에는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이 포함됐다. 따라서 이번 RG 발급 여부는 오는 11월 말까지 이뤄져야 하는 이들 6척의 RG 발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TX조선은 법정관리를 졸업한 후 국내 선사인 우림해운과 삼봉해운으로부터 수주한 최대 4척(옵션 1척 포함)의 석유화학제품선에 대한 RG를 경남은행 등으로부터 발급받으면서 향후 추가 수주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선박을 포함해 STX조선은 올해 총 11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 2015년 수주해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 인도할 10척의 선박을 포함하면 STX조선은 총 21척의 수주 일감을 확보해놓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