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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추진' 현대상선…초대형 선박 확보 '발판'

시설투자 및 유동성 확보 위해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2020년까지 용선료만 2조원..."투자 보단 용선료 등 재무구조 개선"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10-24 15:16

▲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최근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선대 확장 등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을 위해 선복량을 늘려야하는 만큼 투자자금을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시설투자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6936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6개월 만으로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12월 27일이다.

현대상선은 선박 및 터미널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재무구조 상태로는 선박 발주는 힘들다. 결국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번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정부의 현대상선 금융 지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상선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10조 지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5월 글로벌 경영 컨설팅회사 AT커니(AT Kearney)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5년간 9조9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특히 100만TEU 선사로 크기 위해서는 대형선박 40척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5조5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신호탄으로 정부와 채권단이 향후 5년간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며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일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 지원은 불가피하다. 5년 내 선복량 100만TEU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현재(9월 기준) 현대상선의 선대는 컨테이너 56척(사선 13척, 용선 43척), 벌크 43척(사선 6척, 용선 37척) 등 총 99척이다. 선복량은 이날 기준 34만8673TEU(점유율 1.6%)로 세계 14위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상위 7대 선사(머스크라인, MSC, 코스코 등)의 규모가 최소 140만TEU 이상이라는 점에서 현대상선 규모 역시 100만TEU로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상선은 2020년 환경규제에 맞는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검토에 들어갔다. 또 2020년 4월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머스크라인, MSC)과의 협력관계가 종료되는 만큼 2020년을 신조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만TEU 국적선사 육성 초점은 현대상선이다. 신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이뤄지길 간절히 기대한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유상증자를 해도 선박확보 보다는 용선료를 갚는데 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아직 현대상선은 고가의 용선료 계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6월 앞으로 3년 6개월 간 지불해야 할 용선료 2조5000억원 중 5300억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채권으로 지급하기로 선주들과 용선료 조정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 현대상선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용선료 조정 계약서 체결에 따라 조정 대상 용선료 총 4873억원 중 약 2919억원은 출자전환하고 1557억원은 장기채권으로 지급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용선 중단, 조기반선 등을 합의했다.

지난해 6월부터 2020년까지 약 2조원의 용선료가 남아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고용선 선박 12척(컨테이너선 6척, 벌크선 6척)을 반선한 만큼 용선료는 1조~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상선의 용선료는 매년 매출원가에서 30% 이상 차지한다.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현대상선으로서 용선료 지출은 큰 부담이다. 현대상선은 내년 1월까지 고용선 선박을 모두 반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현대상선이 할 수 있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뿐이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해도 선박확보 보다는 용선료를 갚는 데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정비 부담을 낮춘 이후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현대상선이 본격적으로 선박확보 등 투자에 나설 기반이 갖춰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