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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도, 국책은행도…중형조선소, RG발급 ‘묵묵부답’

금융권 수익성 논리 고집…RG발급 미뤄 수주계약 취소 위기
중형조선소 지원마련 절실…"정부, 조선업 살리겠다고 하더니…"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7-11-01 14:19

▲ 30일 산업은행 본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한 STX조선해양지회가 상경집회를 실시하고 있는 모습.ⓒEBN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제자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중형조선소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조선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왔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수익성을 이유로 RG발급에 대한 확답을 피하고 조선사들의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30일 STX조선해양지양회는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지역구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STX조선해양 및 성동조선해양 등 중형조선소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현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이 다되기지만 구조조정만 가속화될 뿐 중형조선소를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수 의원은 금융권의 RG발급 지연 등으로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는 노조측의 입장에는 충분히 공감했으나, RG발급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며 중형조선소를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들의 수익성을 담보 할 수 없다는 이유를 고집하며 RG발급을 미루고 있다. 또한 이들 조선사가 저가 수주를 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행히 STX조선해양은 30일 오후 그리스 오션골드(OceanGold)에 5만1000DWT급 MR탱커 4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한 RG발급 기간을 11월 23일까지 23일 더 연장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당장 급한 불은 끈 상태다.

하지만 이는 STX조선해양 뿐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5월 18일 그리스 선사인 키클라데스(Kyklades Maritime Corporation)로부터 수주한 11만5000DWT급 원유운반선 5척에 대한 RG발급을 선사가 정한 RG발급 시한만료 기간을 4일 앞둔 7월 14일이 되서야 받았다.

노조 관계는 "선박가격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선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릴수만 없는 상황이며 과거 (높은)선가만 보고 수익성을 담보 받지 못한다는 금융권의 주장은 억지 주장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명 현 시장가격에 맞춰 선박을 수주하고 있으며 글로벌 선사들이 중형조선소들의 건조기술력을 믿고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RG발급이 안 돼 수주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그나마 조금씩 선박 발주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선사들은 더 이상 한국에 선박을 발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중형조선소들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당시 고향인 경남 거제 등을 오가며 경남의 조선업을 부활시키고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RG발급 확대 등을 공약을 내걸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았지만 여전히 중형조선소들의 요구안에는 '묵묵부답'이다.

STX조선 노조측에서는 산은이 RG 발급을 미루는 이유로 중형조선소 지원방안이 수립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계속해 지적하고 있다. 특히 김경수 의원은 STX노조측에 금융권의 경우 중형조선소들이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은 중형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향후 발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선박들의 건조기술력과 경험 등 모든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6월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서울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도보로 행진하며 '조선업 지원확대 촉구 조선노동자 살리기 결의대회'를 열고 조속한 RG발급, 선박발주 지원 등 당장 생존권이 달린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정부는 지금도 중형조선소를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돌파하는 등 중형조선소들이 건조기술력을 갖춘 유조선 시장의 선박 발주와 후판 가격 인상 등 선가 역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중형조선소에 필요하건 그 시기까지 최소한의 조업유지를 위한 선박 물량이다. 그렇지 않으면 조선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역시 보장할 수 없다. 정부의 중형조선소를 위한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선박 수주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예전만큼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 조선업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의 금융과 자본 논리를 따지기 보다는 조선업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