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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기 현대 커리지호 선장 "죽기 전까진 배 절대 포기 못해"

"근무시간 따로 없어…사고 나는 꿈 자주 꿔" 책임감 막중
우리나라 경제 이바지 보람 "선원 복지 힘써 달라"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11-06 15:50

▲ 정영기 선장(왼쪽)이 쌍안경으로 선박 정면을 견시하고 있다.ⓒ현대상선
"선장은 병이나 사망 외에 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상하이= 황준익 기자]현대 커리지호의 정영기 선장은 "견장 4줄(1항사는 3줄)에 무게가 상당하다"며 선장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2000년 현대상선에 입사한 정영기 선장은 경력 18년의 베테랑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인터뷰 중간에도 수시로 CCTV를 응시하며 운항과 선박 안전에 여념이 없었다.

정 선장은 "서류업무가 많아도 브릿지(선교)에 산다"며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 개인시간에도 CC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선장은 선박과 선원들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한다. 오전에 브릿지 및 데크 순찰 등 선박을 검사하고 오후에는 회사에서 날아드는 각종 이메일과 서류들을 결재한다. 선원들의 인사도 직접 관리한다. 수시로 일정이 변하는 입출항 시에는 직접 조종 및 선원들을 지휘해야 한다.

정 선장은 "하루 2~3번 진행하는 브릿지 순찰이 가장 중요하다"며 "입출항 시에는 가장 바쁘다. 24시간 잠을 못자는 일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바쁜 업무와 선장으로서의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선장들 대부분이 자면서 사고 나는 꿈을 꿀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정 선장은 털어놓는다.

그는 "선박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때가 선장이 자고 있을 때다"고 힘주어 말했다.

▲ ⓒ현대상선
선장은 문제 있는 선원을 거부할 수 있고 지시사항을 어기면 하선을 명령할 수 있다. 직접 선원들의 인사·노무를 관리함에 따라 선박에서는 가장 외로운 존재다.

정 선장은 "선박 내 엘리베이터에서 필리핀 부원들을 만나면 그냥 내려버릴 때도 있다"며 씁쓸해 했다.

끝으로 정 선장은 우리나라 해운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원들의 복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초임 1항사들의 70%가 조기 퇴사해 육상직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선장출신 육상직원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선원을 대표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해상노조의 힘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묵묵히 일하는 선원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