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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소 찾는 국내 선사들…"조선·해운 상생 요원"

중국 정부 금융지원에 발주 비용 차이 커
자국 발주 위한 RG 발급 및 보조금 지급해 해운·조선 상생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7-12-01 16:04

▲ ⓒ팬오션
팬오션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 발레(VALE)와의 장기 운송계약에 투입될 초대형광탄운반선(VLOC)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등 국내 선사들이 중국 조선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해운업계간 상생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외신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중국의 뉴타임즈조선(New Times SB)에 VLOC 6척을 발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발주 규모는 약 4830억원으로 알려졌다.

장기 운송계약을 수행하게 될 선박은 2019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팬오션은 "현재 국내 조선소의 신조 시장 선가가 중국 조선소 대비 약 10% 높게 형성돼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은 삼성중공업과 선박 건조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팬오션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적자를 보면서까지 수주를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발레는 국내외 7개 선사와 총 37척(옵션 7척 포함) 규모의 장기 운송계약을 맺었다. 이 중 5개 선사는 국내 선사인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SK해운, 대한해운, 에이치라인해운이다. 나머지는 중국 선사인 ICBC FL, 코스코 자회사 COS다.

5개 선사 중 발레와의 장기 운송계약에 투입될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 발주한 곳은 폴라리스쉬핑과 대한해운이다. 각각 현대중공업에 15척, 2척을 발주했다.

반면 SK해운(2척), 에이치라인해운(2척)은 팬오션과 마찬가지로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ICBC FL(6척)도 COS(4척)도 중국 조선소와 건조 계약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ICBC FL은 칭다오베이하이조선(Qingdao Beihai Shipbuilding Heavy Industry)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벌크선사 관계자는 "두 선사 모두 최초 입찰 당시 계약을 따내기 위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국 조선소로 선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선사들의 경우에는 더욱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선사들이 발레로부터 대규모 장기 운송계약을 따낼 당시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기대감이 컸지만 자국 발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신조 비용이 우리나라 조선소 보다 낮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VLOC 건조의 경우 큰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한국 조선소 건조 비용의 70~80%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2020년 발효돼 건조 비용이 더 들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소 발주비용이 낮은 이유는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지원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선사 노후선박의 친환경 신조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한다.

특히 국가 주도로 노후선 대체를 위한 선박을 자국 조선소에 발주하도록 지원하고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신형선박을 자국선사가 운영, 국유 화주기업의 화물을 수송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올 들어 국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거부와 발급기준 강화로 수주 일보직전까지 간 신조가 중국 조선소로 넘어가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RG 발급 후에 해당기업 부실화를 우려해 오히려 RG 발급기준을 강화하는 등 국내 조선소 수주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중소조선소에 대한 발급개선과 지급보증 확대를 통한 해운·조선 상생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며 "폐선보조금으로 노후선박의 자발적 해체와 신조교체 지원을 통해 국내 조선소 발주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일본이 자국의 조선업과 해운업을 세트로 세계 해운조선경기를 조율하면서 세계 최대의 조선 및 해운국 지위를 구축했다는 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