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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조선사 위기-1] STX조선 "생존의 담금질"…진해조선소 가보니

2월까지 3척 인도하면 9월까지 다시 도크 '텅텅'…추가 수주 확보 우선
MR탱커 비롯한 중형 탱커 및 중소형 가스선 경쟁력 보유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1-15 16:16

▲ 경남 진해 STX조선해양 조선소 모습.ⓒEBN

[경남 진해= 김지웅 기자] "정부의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2월 초, 늦으면 3월 말 회사의 생사를 결정지을 정부의 실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STX조선해양 직원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올해부터 조선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정부의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추가 일감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 STX조선이 처한 현실이다. 정부 방안이 나와야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아 건조계약의 체결이 이뤄질 수 있다.

지난 12일 찾은 경남 창원시 STX조선 진해조선소. 영하 7.8도로 올 들어 최강 한파가 불어 닥친 진해조선소 도크(선박 건조대)의 선박 건조작업은 중단돼 있었다. 선박 블록들을 옮기는 골리앗 크레인은 다음 선박의 건조가 들어가기에 앞서 정비 중이었다.

김영민 STX조선소장은 "철판을 자르는 강재절단식(Steel Cutting)을 시작했다"며 "지난해 국내 선사들로부터 수주한 석유제품선 5척에 대한 건조는 가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우림해운 등 국내 선사들로부터 1만1000DWT급 5척의 석유제품선에 대한 건조계약을 법정관리 졸업 직전 이끌어냈다.

그리스 선사 안드리아키시핑(ANDRIAKI Shipping)으로부터 수주해 이달부터 오는 2월까지 7만4000DWT급 LR1(Long Range1)탱커 3척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면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도크는 또다시 비게 된다.

STX조선 관계자는 "조선소들은 조업에 있어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감을 확보해야만 한다"며 "그래야만 휴직 중인 직원들도 하루빨리 회사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RG 발급 없이는 추가 일감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고 중형 조선업계는 강조한다.

STX조선은 지난해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5만DWT급 PC선(Product Tanker, 석유제품선) 4척에 대한 RG 발급 역시 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생존 여부가 발표된 이후에나 산업은행으로부터 RG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선사는 RG발급을 확인한 후 최종계약에 서명하며,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계약은 취소된다.

앞서 이들 선사로부터 RG발급 기한을 연장한 바 있는 STX조선은 "선주 측과의 인도기간을 맞추기는 다소 빠듯하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 STX조선해양 선박블록공장.ⓒEBN

산은과의 RG발급 조건 가운데 하나인 고정비와 간접비 감축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STX조선은 보고 있다. 현재 STX조선의 총 직원수는 생산직(695명), 사무기술직(637명)을 포함해 1336명이다. 지난 2013년 자율협약 당시 3677명 대비 2300여명이 줄었다.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일감에 대한 RG발급을 위해서는 간접비 감축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목 기획관리부문장(상무)는 "지난 5일 올해 처음 노사가 만났다"며 "고통분담을 위해 사무기술직 대비 상대적으로 감축 폭이 적었던 생산직을 50% 더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STX조선은 정부의 지원만 있다면 MR탱커 및 PC선 등 중형탱커와 중소형가스운반선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목 기획관리부문장은 "선박 해체량을 통상 선박 발주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데 과거보다는 못미친다"면서도 "2007년만큼의 호황은 아니나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MR탱커를 비롯한 중형탱커 시장의 수요는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선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부 발표 이후에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소규모의 단기적인 지원만 있으면 2020년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중형 탱커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가 무너지면 중국에 중대형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자리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