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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75% 감축? 배는 누가 만드나"…STX조선 노조 '반발'

"숙련된 노동자 내보내면 STX조선 회생도 어렵다"
고부가선박 수주해도 선박 건조·기술력 약화 우려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3-12 15:48

▲ 8일 KDB산업은행 앞에서 STX조선 노조가 '고용이 보장된 조선산업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EBN

추가 자금지원 없이 구조조정을 통한 자력 생존 결정을 받은 STX조선해양 노조가 "고숙련 노동자를 무조건 줄이는 인적 구조조정으로는 회생을 장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생산직 인력의 75%를 감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STX조선은 고부가가치선 수주로 조선업 업황 회복에 따른 생존 가치가 높다고 직접 입장을 밝힌 만큼 숙련 인력 감축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STX조선해양의 생산직은 695명으로 산업은행의 조건에 따라 이들 인력의 520명(75%) 가량을 감축할 경우 생산직은 175명 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

STX조선의 현재 수주잔량 16척은 생산직과 사내협력사를 포함해 3000명 가량의 인력이 있어야만 선박 건조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 생산직(695명)과 사내협력사 740명을 포함한 총 근로자는 1430명으로 이 인력으로도 선박을 건조를 하기에도 빠듯하다고 STX조선 노조는 설명했다.

STX조선 노조에서는 1500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500명 이상의 생산직을 감축할 경우 결국 그 인력은 사내협력사 하청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STX조선 노조 관계자는 "상황은 더 두고봐야 하지만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현 생산직의 75% 수준인 500명 이상의 인력 감축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 생산직 근로자가 회사를 떠나고 남은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박 건조를 위해서는 협력업체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와 하청을 늘리는 구조조정 방안은 조선산업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조조정 방안이다.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은 사실상 전 정부들과 다를 것 없다"며 "중형조선사가 무너지면 대형조선사도 같이 무너지고 다른 연관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쉽게 넘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산업경쟁력은 약화되고 한국 조선업계와 중국 조선업계의 경계가 무너져 중국이 한국을 넘어서는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해 고부가가치선을 수주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으며 직접 중형조선소로의 생존 가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천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필요한 조선산업 특성을 감안할 경우 이번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STX조선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산은의 요구에 대한 STX조선의 대응은 조심스럽다. STX조선은 오는 4월 9일까지 산은에 고강도 구조조정안에 동의한다는 노사확약서를 내야만 법정관리를 막을 수 있지만 이미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인 상황이다.

사실상 더 이상의 비용 감축은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의 추가 감축을 의미한다. STX조선은 그동안 설계 인력을 포함한 사무직 중심으로 인력을 감축해왔다.

중형조선업계 노조 관계자는 "조선소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고용이 보장된 회생안이 반드시 필요하며 근로자들에게 무조건 회사를 떠나라고 강요하는 것은 STX조선과 지역경제, 조선산업 그 무엇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 8일 성동조선을 법정관리에 넘기고, STX조선에 대해서는 자구안 이행을 전제로 한 자력생존 결정이라는 조건부 정상화 결정을 내렸다.

STX조선은 성동조선보다 사정이 나아 회생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고강도 자구계획이 추진되지 않으면 STX조선도 법정관리를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