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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선복량' 100만TEU 가시화…남은 과제는

현대상선, 초대형선박 20척 발주…인도시 세계 8위로 성장
화주확보 관건·근해선사 통합해 수익성 높여야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6-05 15:03

▲ ⓒ현대상선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만TEU 국적선사 육성 초점은 현대상선이다. 신조할 수 있는 기회가 이뤄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지난해 8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망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의 해운재건 계획이 본격 가동되면서다. 현대상선 선복량 1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달성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5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중순께 조선 빅3와 선박 20척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할 2만TEU급 이상 12척과 미주동안 서비스에 투입을 검토 중인 1만4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키로 하고 지난 4일 건조 조선사에 대우조선해양(7척), 삼성중공업(5척), 현대중공업(8척)을 선정했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선박 인도 납기는 2020년 2분기, 현대중공업은 2021년 2분기이다.

정부는 기존 선박 신조지원 프로그램과 다음달 설립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투자·보증 등을 활용해 저비용·고효율 선박 신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의 조선사 선정으로 정부의 100만TEU 선사 육성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상선 선복량은 39만TEU(세계 11위) 수준에 그쳐 있고 지난해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7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298%다. 올해 1분기에도 1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높은 용선료 부담과 낮은 운임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어려운데다 규모도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해 작아 원가 경쟁력에서도 밀린다. 정부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의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선박 발주 지원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해운업계는 세계 상위 7대 선사 규모가 최소 140만TEU 이상이라는 점에서 현대상선 규모 역시 100만TEU로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2020년을 도약의 시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0년 3월은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머스크, MSC)과 맺은 전략적 협력관계가 종료되는 때다. 이후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서는 선복량 확대가 필수적이다.

윤현수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2020년 3월 2M과의 전략적 협력이 종료되는 시기"라며 "2M과 풀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를 만드는 게 정부 정책의 '키(핵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선박 20척 인도가 모두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약 75만TEU로 커져 세계 8위로 뛰어올라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도 해볼만 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2020년 발효되는 만큼 친환경 선박확보도 관건이다. 현대상선은 20척 선박에 탈황장치인 스크러버 설치 또는 LNG 추진선으로 건조할지를 놓고 조선사와 협의 중에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대상선의 초대형선박 발주 이후 기대만큼 화물적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막대한 영업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선박발주 만큼이나 재무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화물확보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화주의 수출입 화물에 대한 국적선사 적취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산업연구실장은 "현대상선이 초대형선박 대량 확보를 통해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고 비용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충분한 양의 화물 확보는 어려운 과제"라며 "국내 선·화주간 협력을 통해 국적화물 적취율을 높이고 현대상선의 실제 영업능력에 맞는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해수부
아울러 해양수산부가 중소선사의 선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1차 수요조사(4월 10일~5월 31일)에서 18개사 36척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컨테이너선 신조는 근해선사들이 발주한 4척에 그친다. 4척도 대부분 1000~2000TEU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해항로는 다수의 중소선사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이 아시아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 대형선박들이 들어오면서 수급불균형도 확대됐다. 운임 경쟁이 심해지면서 근해선사들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4.4%에서 2016년 1.9%로 떨어졌다.

이에 업계와 정부는 근해선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사간 통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내년 안으로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한국기업평가 분석 결과 현대상선 아시아역내, SM상선 아시아역내,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 동진상선 등 8개 선사를 단순 합치면 아시아역내 점유율을 13.5%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아시아역내 점유율 1위인 중국 코스코(COSCO) 16.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과 선사간 통합으로 메가 컨테이너 선사로 성장한 글로벌 선사들이 많은 만큼 해운재건 정책이 잘 이행되길 바란다"며 "선사들의 부채비율 감소 및 신용등급 개선 등 금융지원 역시 적극 이뤄져야 화주를 확보하는 데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