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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왜 나섰나

시황 회복세 타고 '초격차 기업' 거듭날 수 있어
현장 반발 및 장기적 재무문제 발생 배제 못해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9-01-31 11:31

▲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빅딜이 성사될 경우 현대중공업은 시황 회복 바람을 타고 기술력 등에서의 시너지로 시장지배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측도 현재 회복세라면 업계의 해묵은 과제였던 기존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체제에서 빅2 체제로의 개편이 적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후 이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제안건을 확정·발표한다.

인수·합병(M&A)이 무난하게 추진될 경우 수주잔량 세계 1, 2위 회사가 합쳐지기 때문에 전무후무한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크게 성장한다.

글로벌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상선·해양플랜트 등 모든 부문에 건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스마트십 및 로봇사업 등으로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세계적인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보유한 동시에 잠수함 등 방산 건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재무적 측면으로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데는 당장 큰 문제가 없다. 현재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가치는 2조1200여억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현대중공업지주 기준으로 1조2000여억원 수준이지만 최근 현대미포조선 프리IPO로 1조7000여억원의 현금동원력을 마련해 뒀다.

산은으로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 찾기는 해묵은 과제였다. 더욱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빅2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M&A 성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M&A 추진까지 걸림돌은 있다. 우선 인수주체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고질적 문제인 노사갈등이 더욱 크게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외에도 현대삼호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계열사가 3곳이나 되기 때문에 M&A가 성사되면 업무적 시너지가 크지 않아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려해 사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심지어 지난 30일 M&A 추진설이 부각되자 임금·단체협상 합의까지 보류했다.

시황 회복세에도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만연화 된 시점에서 현대중공업이 덩치를 크게 키우는 것이 의미가 있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조선업 사이클상 필연적으로 오는 불황에 재무문제가 또 다시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인수 대상인 대우조선해양만 해도 현재는 경영정상화가 상당부분 이뤄졌지만, 3년여 동안 불황을 겪으며 10조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된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M&A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으나, 역대정부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 온 정황상 경우에 따라서는 과도한 시장 개입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