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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미중 무역분쟁 '양날의 검'

양국 간 관세폭탄에 물동량 급감…추가 하락 가능성↑
중동 불안에 미국산 원유 수출 증가…운송량 확대 기대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등록 : 2019-09-06 10:37

▲ 현대상선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유니버셜 리더호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현대상선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해운업계의 고심이 깊다.

양국 간 관세부과로 양국을 오가는 해운 물동량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율이 높아지며 양국은 자국 소비를 늘리거나 수요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물동량 감소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원유에도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중개상에서는 원유를 할인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미국이 원유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원유 운송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중동 불안에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운송거리 증가로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해운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일부터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 일부에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 시점에 맞춰 75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 일부에 10%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양국 간 관세 공방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오는 10월 1일부터 기존 2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붙이는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한다. 3000억달러어치 중 관세가 유예된 제품은 12월 15일부터 15%의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중국도 이에 맞서 750달러어치 중 관세 부과가 미뤄진 나머지에 대해 5%의 관세를 12월 15일부터 부과한다. 또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길 방침이다.

양국 간 분쟁 격화에 해운 물동량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화물은 91만6900TEU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상반기 중국의 북미수출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4.6%포인트 줄어든 59.7%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50%대를 기록한 것은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화물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국의 관세 폭탄으로 물동량 감소세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관세 부담을 느낀 양국이 자국 판매율을 늘리거나 물품 수요량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타국으로 판매처를 돌릴 수도 있으나 기존에 공급하던 양이 있는데다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 위해선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마냥 부정적인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중개무역 자회사 유니펙은 최근 미국산 원유 1000만 배럴의 가격을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미·중 간 관세부과로 지난 1일부터 사상 최초로 미국산 원유에 5% 수입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5% 관세를 맞으면 배럴당 가격은 3달러 정도 올라 마진을 남기기 힘들다.

반면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만큼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국은 꾸준히 수출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진을 남기기 위한 할인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원유 운송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동산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감 증대도 해운업계엔 호재다. 중동산 원유 수출량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산 원유 수출량은 늘어나며 원유 운송거리도 그만큼 길어져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하루 평균 2만7822달러로 지난달 1만2977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중간 물동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며 "다만 양국 간 분쟁이 장기간 지속된 데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유 수요 활성화에 대한 부분은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