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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양항의 ´흥망성쇠´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08-09-05 10:32

´광양´이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항만 역사에 등장한 것은 20여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심에 위치한 탓에 배후물류부지 부족, 수심확보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더 이상 확장 공간도 찾기 어려운 부산항의 역할을 광양항이 이어받도록 한다는 게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건설의 초기 계획이었다.

당시 지역 내 항만건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광양지역 주민들이 항만건설에 수긍한 것은 바로 허브항만 조성을 통해 지역경제가 발전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 타 지역권에 비해 개발이 덜 됐던 광양지역 주민들은 고심 끝에 항만건설에 손을 들었다.

1987년, 광양항의 1단계 공사가 착수됐다. 오는 2020년까지 약 33년에 걸쳐 진행될 동북아시아 허브항만 조성계획이 첫 삽을 뜬 순간이었다.

그러나 불과 2년 후, 정부는 느닷없이 부산신항 개발계획을 수립, 부산 가덕도 지역을 항만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광양지역은 ´부산항의 대안으로 광양항을 지은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1997년, 부산신항의 항만기본계획이 고시된 가운데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가 개장됐다.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 두 곳 모두를 허브항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말(투포트체제)로 호남권의 민심을 달랬다.

일각에서는 투포트 체제를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으나, 호남권을 기반으로 한 당시 정부는 투포트 체제를 확고히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초, 새정부 대통령인수위가 항만 개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부산항 원포트 정책’으로의 회귀를 시사했다. 광양항은 최근 3년간 물동량 증가율이 10%에 채 미치지 못하는데다 환황해권 물량이 인천항으로 몰리는 등 사실상 추가 물동량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텅 빈 선석으로 매달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광양항 내 부두운영사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 현재 부두운영사들은 컨테이너 물동량을 더 이상 유치하는 것은 어렵다며, 일반 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다목적부두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수익 창출이라는 일부 측면을 제외하고는 광양항이 처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광양항 개발을 통한 지역 발전을 기대했던 지역주민들 또한 ‘원포트 정책’이 무슨 소리냐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 역내 허브항만을 꿈꾸던 광양항은 부산신항 건설이 추진되면서 ´투포트 체제´로, 여기에 인천신항 등 지역 항만 개발이 잇따르면서 이제는 ´지역항만´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오는 2011년 52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달성하고, 2020년까지 1천245만TEU의 하역능력을 갖추겠다던 광양항은 현재 연간 200만TEU 달성조차 힘에 겨운 상황이다.

최근 개항 10주년을 맞이, 지나간 1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겠다면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가진 광양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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