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5일 10:46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르포] ´No.1´ 꿈꾸는 한진해운 수리조선소를 가다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08-10-20 11:00

▲ 한진해운과 중국 순화해운의 합작 수리조선소, 제스코(Zhejiang Eastern Shipyard Co.,Ltd.) 조감도

중국 최대항만인 상하이(上海)와 닝보(寧波)의 중심, 그리고 세계 최대 물류허브를 향한 중국의 꿈이 영글고 있는 양산항(洋山港)에서 불과 30여km 떨어진 곳.

중국에서 7번째로 큰 섬인 취산도에 도착,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 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자 드디어 모래먼지가 휘날리는 공사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다를 매립하고 산을 깎아 만들었다던 텅 빈 부지는 어느덧 조금씩 수리조선소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한진해운 최초의 제조업이자, 해운물류연계산업 진출의 본격적인 시발점(始發點)이라 할 수 있는 수리조선산업의 꿈이 바로 이곳, 중국 취산도에서 여물고 있다.

한진해운과 중국 순화해운의 합작 수리조선소, 제스코(ZESCO)가 위치한 중국 저장성(浙江省) 저우산(舟山)시 인근은 수십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오래전부터 어항(漁港)기지로 잘 알려졌던 곳이다.

바다를 품고, 바다와 함께 성장해왔던 이 지역은 깊은 수심과 지리적 위치 등 조선산업의 입지 조건이 탁월해, 크고 작은 조선소들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중 한진해운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심혈을 기울여 건설 중인 취산도 수리조선소는 연면적 17만평(56만1천㎡), 도크 3기, 안벽길이 1천400m에 달하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는 수리조선업에서 세계 최고를 자부했던 현대미포조선의 14만평을 웃도는 수치.

이규식 제스코 사장은 "수리 조선소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일 것"이라며 "지리적 위치, 튼튼한 암벽, 깊은 수심 등 조선소의 입지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현재 건설 중인 15만DWT, 30만DWT급 도크 2기
바다를 마주한 넓은 부지 한쪽에는 1단계 공정인 15만DWT(재화중량톤수)급, 30만DWT급 도크 2기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오는 11월 께 완공 예정인 도크 2기는 산을 깎고 바위를 깨 만든 덕분에, 타 수리조선소의 암벽보다 훨씬 튼튼한 암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스코는 컨테이너 선박의 평균선형인 6천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의 수용이 가능한 15만DWT급 도크를 향후 컨테이너전용 도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30만DWT급 도크는 1만TEU급 대형컨테이너선과 벌크선, VLCC(초대형 유조선) 등에 이르기까지 다용도로 활용,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규식 사장은 "이르면 오는 11월, 늦으면 내년 2월 께 시운전에 돌입해 첫 선박을 받게 될 예정"이라며 "정상 가동 시 연간 140여척의 선박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제항해법에 따르면, 화물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선박은 매 5년에 2번씩 입거수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에도 매년 25~30척의 선박이 입거수리를 위해 수리조선소를 찾고 있는 상태.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국내외 수리조선업체들이 대부분 신조(新造)사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최근 수리조선 산업은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해운 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선복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향후 선박 수리에 대한 수요 또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 수리조선소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한진해운과 제스코 측의 설명.

이 사장은 "입지조건은 물론 자체 물량, 규모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 최대항만인 상하이항과 양산항 인근에 위치했기 때문에 한진해운의 물량을 비롯, 얼라이언스 선사들과 양산항 기항 선박 물량까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진해운은 현재 진행 중인 1단계 공정이 완료되면 수리조선소의 운영을 시작하고, 이후 2단계 공정으로 40만DWT급 도크 1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또, 취산도 내 부지를 구입해 17만평 규모의 부지를 20만평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규식 사장은 "아직은 모래먼지가 가득하지만 바로 이곳에서 한진해운 최초의 제조업 역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며 "도크 공사를 완공해 첫 선박을 받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이규식 제스코 사장]
▲ 이규식 제스코 사장
취산도 수리조선소의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규식(李圭植) 제스코 사장은 현대건설에 입사, 중공업을 거쳐 현대미포조선에서 수리조선 사업을 총괄하는 등 30여년 이상 조선분야에 매진한 전문가다.

이번 수리조선소 건설을 위해 약 3년 간 쉴 틈 없이 매진해온 이 사장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 직원 누구보다도 바삐 현장을 누비며 모든 일에 손수 앞장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음은 이규식 사장과의 일문일답.

▲ 제스코의 경쟁력은?
중국 양산항과 불과 30k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지리적 조건이 좋고, 수심도 깊다. 취산도는 수심, 위치, 안벽 등 입지조건이 좋기 때문에 투자요건은 충분했다. 게다가 제스코는 한진해운의 선박을 비롯한 자체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도 갖췄다.

▲ 향후 사업계획?
오는 11월 께 안벽공사가 완료되면 시운전에 들어가고, 정식 개장은 내년 초에 이뤄질 계획이다. 직원도 2천~3천명정도 더 채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17만평 가량인 부지를 좀 더 구입, 20만평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에 맞춰 1만5천TEU급 대형선박들의 수리도 가능하도록 향후 상황 등을 고려해 사업 계획을 진행할 것이다.

▲ 수리조선소 부문의 수익성?
수리조선업은 신조보다 매출액이 낮아 수익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와 연계해서 꼭 필요한 부문이었다. 선박 수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신조선 사업과 같은 아주 높은 수익까진 기대하지 못해도 수익성은 충분히 있다.

▲ 신조선 사업 등으로의 확대 가능성?
제스코는 중국 순화해운과 합작으로 설립된 것으로, 현재 취득한 사업면허도 ´수리조선업´이다. 신조선사업이 수익성이 높고 탐나는 분야인 것은 확실하지만, 처음부터 신조선을 염두에 둬서 진행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