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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시황 ´침체기´ 돌입하나?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08-10-22 17:17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해운경기의 하락세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해운경기가 순환구조 상 침체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북미항로와 구주항로를 비롯한 주요 컨테이너 항로는 물동량 증가세 둔화와 운임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난항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께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BDI지수(Baltic Dry Index,벌커운임지수)는 약 6년 만에 1천포인트 초반까지 추락했다.

특히, 최근 잇따른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에 혼란이 가속화되고, 오는 2009년 이후에는 대규모 선박인도에 따라 선복과잉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운경기 침체기 돌입설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선 시황, ´물동량 증가세 둔화´와 ´운임하락´ 이중고
22일 관련업계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컨테이너 시황을 나타내는 HR용선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약 7개월에 걸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한 HR용선지수는 889.9포인트로, 지난 5월 평균인 1천325.8포인트보다 440포인트 가량 낮다.

게다가 원양항로와 근해항로를 비롯한 정기선 시황은 향후 상승요인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HR지수의 하향세는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감소세에 돌입한 북미항로의 물동량이 아직까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컨테이너 시황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던 구주항로 또한 물동량 증가세 둔화, 운임하락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 현대상선, 머스크 등 몇몇 선사들은 선복을 감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는데다 실물경제 위축에 따른 무역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선사들의 경영수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기 발주된 컨테이너 신조선이 도입될 경우, 몇 년 전부터 우려해왔던 선복과잉사태가 한발자국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도된 신조선이 실제 항로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발생하고있다"며 "대형 글로벌 선사들의 경우 용선료가 떨어지는 지금,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태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나,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함께 진행되고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선사들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침체시기가 이어질 경우, 근해선사를 비롯한 중소규모 국적선사들이 줄지어 도산사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적선사 중에서도 이미 C&라인(씨앤라인)이 운항을 중단하고 매각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김은수 KMI 연구원은 "원양선사들이 근해항로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돼 해운시장 내 구조조정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 없는 선사들의 도산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연구원은 "국적 근해선사들의 피더 네트워크 체제 유지를 위해 피더전용부두를 하루빨리 확보하고, 한중항로 정기선 시장은 단계적으로 개방해야 할 것"이라며 "해운업체들은 긴급경영체제에 돌입해 신조 발주를 자제하고 유동성 확보 및 비용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DI, 6년전 수준 급락…"성수기 불구, 반등 폭 크지 않을 것"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BDI지수 또한 지난 6월 이후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한 BDI지수는 1천355포인트.

연중 최고치인 지난 5월의 1만1천793포인트와 무려 1만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수치다.

올 상반기 연중최고치를 거듭 기록하며 고공행진 하던 BDI가 이처럼 급락한 요인으로는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로 한 중국의 물동량 감소,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위축, 선복량 증대, 투기자본 회수 및 FFA시장의 축소, 중국 철강업체와 브라질 철광석 업체 간 가격협상 난항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STX팬오션, 대한해운을 비롯한 국내 벌크선사들은 계절적 성수기인 4/4분기를 맞아 BDI가 반등할 것을 기대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시황 하락세가 계속되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추세다.

김은수 연구원은 "4/4분기에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 증가, 북미지역의 곡물시즌 돌입과 함께 석탄 운송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도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러한 상승요인을 대부분 상쇄시켜 반등의 폭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벌크시황은 대량의 신조선 인도로 공급과잉사태가 전망되는 오는 2010년 이전까지는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잇따른 금융위기로 인해 예상보다 일찍 조정국면에 돌입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해운경기는 상승과 하락이라는 사이클을 갖고 있어, 그 구조상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높다"며 "대규모 선박인도가 현실화 될 경우 침체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생적인 변수에 의해 벌크시황의 침체가 심화됐으나, 향후 펀더멘탈 측면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면서 "수익보다는 비용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업계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해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