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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수주가뭄 지속..안하나, 못하나

- 현대重.대우조선 4개월, 5개월째 수주 제로
- 발주시장 얼어붙어..출혈경쟁 자제도 한몫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02-04 15:58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로 조선업계의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조차 몇 개월째 단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방산물량을 제외하면 현대중공업은 4개월째, 대우조선은 5개월째 수주시계가 멈춘 것이다.

삼성중공업만이 유럽 선사로부터 천연가스 생산선박인 LNG-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 1척을 9천억원에 수주해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선박 수주 가뭄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발주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사상 최대인 612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을 기록했던 세계 선박 발주량은 이후 급격히 감소해 12월에는 40분의1인 15만 CGT까지 감소했다.

더욱이 선사들은 이미 발주한 물량에 대해서도 계약을 취소하거나, 인도시기를 연기하는 등 수급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발주시장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2~3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대형 조선사들이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펴고 있는 점도 수주시계가 멈춘 이유로 꼽힌다.

선가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수주전에 뛰어 들었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무리한 배팅을 자제하면서 시황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1천293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3.5년에 해당하는 1천43만 CGT에 해당하는 선박을 수주해 놓고 있다.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998만 CGT로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적정 수주잔량을 2~2.5년으로 보고 있다”며 “선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조선사 등과의 출혈경쟁에 뛰어들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가뭄에 콩 나듯하는 현재의 발주시장에 뛰어 들어 봤자 덤핑을 일삼는 중국 조선사들에 말려 들어 선가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190까지 치솟았던 선박 가격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말 현재 167로, 12% 하락할 정도로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그는 관계자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등 원가 예측 측면에서 보더라도 너무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지금은 무리한 수주보다는 내실을 다져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목표를 대폭 낮춰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해양 포함 전년 실적 대비 36.4% 감소한 106억 달러의 수주목표를 잡았으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각각 34.6%, 13% 감소한 1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대형 조선사들은 수주가뭄이 올 하반기 또는 그 이후까지 지속되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수주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수주잔량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돼 위험하다”면서 “하반기에는 발주시장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