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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조선]갈채 받는 현대중공업..위기감은 고조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03-06 15:11

선박수주가 사실상 중단돼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사의 ‘용기 있는 결단(?)’이 이번 주 내내 화제를 모았습니다. 노조가 올해 임금인상안을 회사측에 위임해 1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자 경영진들이 사상 초유의 임금반납으로 화답한 거죠.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5일 인사저널을 통해 “경제위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임직원들이 급여 전부 또는 상당부분을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은 임금 전부를, 각 사업부 본부장인 부사장 8명은 임금 50%를, 나머지 임원 180여명은 임금 30%를 반납합니다. 조선업계는 물론 재계를 통틀어서도 CEO가 임금 전액을 반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 사장은 "혹독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노동조합과 사우 여러분이 내려준 용기 있는 결단은 향후 우리회사가 어떠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한 경영체질을 갖추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15년째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준 노조측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안을 회사측에 위임해 15년 연속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습니다. 이후 노사는 오는 2011년 5월31일까지 조합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용안정협약에 서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도 같은 결과가 예상됩니다.

세계1위 조선사이자 초일류 중공업업체인 현대중공업 노사의 이 같은 화합은 용기 있는 결단으로 칭송(?)받고 있지만, 상반된 평가도 있습니다.

같은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달 노보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조의임금인상안 위임을 노조 고유의 임무를 망각한 한심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 사내조직도 이 같은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노조와 금속노조를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각각 경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풍부한 수주를 바탕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중공업 노사의 극약처방은 업계의 불안감을 키우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조선 관련 한 인터넷카페 게시판을 보니 현대중공업이 겨우 이 정도 위기에 흔들릴 정도냐는 반응이 있더군요. 물론,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 아니겠냐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응이 선제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수주난은 결코 가볍게 볼 것은 아닌가 봅니다. 몇 개월째 수주가 없다 보니 선수금이 끊겨 대형 조선사들도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에만 7천억원의 CP(기업어음)를 발행한 데 이어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도 5천~1조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그동안의 장기호황으로 차입경영이란 말 자체를 모르고 살던 조선업계지만, 수주난이 계속 이어진다면 차입경영만이 아닌 진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올 1월과 2월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는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LNG-FPSO 한 척이 다 입니다.

대형 조선사들이 이런 상황인데, 구조조정의 태풍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신생 중소 조선사들의 상황은 어떨지 불 보듯 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