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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10년..세계5위 조선사로 ‘우뚝’

- 서남권 최대 조선기업 현대삼호중공업을 가다
- 10년만에 매출 8배, 직원 4배 증가..일류로 도약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03-09 16:38


봄을 재촉하는 가랑비가 촉촉히 내린 지난 5일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90만평에 이르는 광할한 조선소 한 켠에 ‘Halla’ ‘漢拏’라는 문구가 외벽에 선명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올해 안에 이 곳을 떠나게 될 이 구조물은 시멘트를 저장하는 사일로로 이 조선소가 옛 한라중공업 소유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92년 한라그룹이 본격적인 조선업 진출을 위해 건설을 시작한 이 조선소는 착공 4년 만인 1996년 첫 선박을 진수했지만, 1997년 12월 부도로 위기를 맞게 된다. 차입금 증가와 때마침 불어 닫친 외환위기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던 것.

이후 임금체불과 구조조정으로 6천 여명에 이르던 직원 수는 절반으로 쪼그라들었고, 수주잔량은 7척에 불과해 조업률도 최악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조선경기까지 악화되면서 새 주인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한라중공업 시절부터 근무한 회사 관계자는 “당시 임금체불이 30개월간이나 지속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면서 “채권단서 새 주인을 찾으려 해도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이 조선소가 정상화의 길을 찾은 것은 1999년 10월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에 나서면서부터다.

50여명의 임직원을 파견해 위탁경영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회사명을 삼호중공업으로 변경해 세계1위 조선사의 노하우를 접목해 나갔으며, 2002년 5월에는 완전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불을 지폈다.

위탁경영으로 새 출발한 지 10년. 현대삼호중공업의 오늘은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7천500억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8배 가량 증가했으며, 외주인력을 포함해 3천327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 2월 현재 1만2천116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건조능력은 연간 45척으로 증가해 8일에 1척 꼴로 선박을 인도하고 있으며, 수주잔량은 143척(150억 달러)으로 3년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이렇다 할 대기업이 없던 전남 서남권 지역도 현대삼호중공업이 정상화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국가산단 조성 이후 15년간 분양률 50%를 넘지 못했던 대불산업단지는 50여개에 이르는 현대삼호중공업의 협력사 유치로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영암군 삼호는 2003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되기까지 했다.

지난해 납부한 세금은 국세 1천481억원, 지방세 199억원 등 총 1천680억원에 달한다.

노사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1992년 첫 가동 이래 그동안 노사분규사업장으로 매년 파업 등 극심한 분규를 겪었던 삼호중공업은 2007년 8월 새 조합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임금협상을 16년만에 처음으로 무분규로 타결하는 등 상생과 협력의 시대로 가고 있다.

삼호중공업은 지난 2007년 말 2010년 매출 5조원, 2012년 매출 6조원 시대를 목표로 하는 ‘New challenge 2012´을 수립, 선포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육상건조시스템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올 10월에는 2도크를 확장 가동한다.

삼호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최대 강점은 젊고 우수한 인력과 최첨단 설비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넘어 일류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