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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위기, 기자재업체에 ‘불똥’

- 두산엔진, 작년 1조 이상 발주취소..STX.현대重도 일부취소
- 수주난 겹쳐 현금부족 심화..발주취소 2.3분기 다시 고개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03-19 13:00

조선업계의 수주난이 납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기자재 공급업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및 경기악화로 선박 발주취소가 잇따르고 신규수주가 자취를 감추면서 조선사에 엔진 등 기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까지 대량 발주취소 및 수주난에 봉착한 것.

1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과 STX엔진 등 엔진업체들은 지난해 발생한 대량의 선박 발주취소 여파로 막대한 규모의 엔진 수주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엔진은 지난해에만 1조원이 넘는 엔진 수주가 취소됐으며, STX엔진과 현대중공업도 일부 수주가 취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박 엔진은 전체 선박 수주금액의 10~15%를 차지하는 조선기자재다.

글로벌 조선기자재 업체인 바르질라(Wärtsilä) 역시 지난해 말 현재 수주잔량인 45억 유로(58억 달러)의 18%에 해당하는 8억 유로의 수주가 최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엔진업계의 대량 수주취소 사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선박 발주가 취소된 데 따른 것이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벌크선을 중심으로 전체 수주잔량의 10~20% 가량이 취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엔진업계의 자금 유동성도 점차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두산엔진은 지난달 1천500억원에 이어 이달 1천8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과 STX엔진과 현금확보를 위한 대책을 검토 중 이다.

올 1분기 잠시 주춤한 발주취소는 오는 2.3분기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6년 말에서 2007년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된 선박들의 중도금 납입이 이 시기에 몰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긴 선주들이 선수금을 포기하고서라도 발주를 취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체 선박대금을 5분의1로 나눠 20%씩 받는 일반계약 방식과 달리 헤비테일 계약은 건조대금의 10% 정도만 선수금으로 주고 선박 인도시점에 가까울 수록 대금을 더 주는 것으로, 선주들이 포기해야 하는 선수금 액수가 일반계약에 비해 적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발주가 취소된 선박들은 대부분 RG(선수금환급보증)가 발급되지 않은 것들로, 현재는 거의 정리가 된 상태”라며 “다만, 헤비테일 계약으로 발주가 이뤄진 선박들의 중도금 납부가 몰리는 2.3분기에는 발주취소의 위험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엔진업계 관계자는 “일부 취소는 있을 수 있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정도는 아니다”며 “수주잔량도 아직 여유가 있어 큰 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두산엔진의 경우 지난 2월 말 현재 수주잔량은 약 6조원으로, 3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주취소 및 신규 수주난에서 비롯된 위기는 조선사만의 것은 아니다”며 “선박 발주취소-조선기자재 발주취소-기자재부품 발주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