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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건조주의도 세계1위는 뚫는다

- 삼성중공업 등 사업협력 통해 시장선점
- 수주난 속 대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04-06 16:19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선박의 ‘자국 건조주의’에 대한 국내 조선업계의 발빠른 대응이 주목 받고 있다.

자국 건조주의는 자국의 자원과 물류를 수송하는 선박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의미로, 중국을 시작으로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 대부분이 자국건조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지난달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다음달에 러시아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수주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김 부회장의 발언은 러시아와의 신규수주 협상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자국건조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러시아에 들여온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러시아 국영 USC사와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USC사는 러시아 푸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된 국영회사(100% 정부지분)로 러시아 조선소의 현대화 정책개발, 권역별 통합 및 투자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USC는 천연가스 45조㎥(세계1위) 및 원유 800억 배럴(세계6위)을 보유한 러시아의 자원개발에 자국 조선소들을 참여시켜 조선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출발한 회사로, 러시아의 자국건조주의를 상징한다.

이 같은 USC사와의 MOU는 신사업 개발 및 공동투자 프로젝트 추진, 설계기술 공동개발, 생산능력 확대방안 모색 등 조선기술 발전을 위한 포괄적 상호협력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러시아를 북부, 서부, 극동 등 3개 권역으로 나눈 후 현대화된 대표조선소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삼성중공업의 기술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MOU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권역별 조선소들과 파트너가 돼 북극지역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연간 수십척씩 발주될 조선.해양설비 공동수주 및 공동건조 기회를 선점하게 됐다.

러시아는 북극지역 개발에 필요한 선박 및 해양설비 등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겠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그동안 일본과 유럽 등의 선진조선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자국 건조주의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발빠른 대응은 이번 뿐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중남미 최대 규모로 세워지는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를 2천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브라질 국영 해운사인 페트로브라스사가 발주하는 대규모 시추장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페트로브라스가 추구하는 자국 건조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약 300억 달러에 이르는 40척의 해저유전 시추선 및 관련 장비의 발주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페트로브라스는 고용 창출 등을 고려해 자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드릴쉽 8척, 55억불을 수주하는 등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TX그룹도 카스피해 유전의 수송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제르바이젠 정부계열 기업과 합병조선소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날로 확산되고 있는 자국 건조주의를 뚫기 위해서는 그들이 따로 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갖추거나, 협력관계를 맺는 수밖에 없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 자국 건조주의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