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3일 15:53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벼랑 끝 해운사, 힘겨운 여름나기 ‘끙끙’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09-07-30 05:00

시황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해운업계가 국적과 규모를 막론하고, 물동량 감소와 저운임이라는 이중고 속에 유난히도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고, 선박 지분은 물론 자산까지 매각하는 등 선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운영자금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터널을 따라가며 ‘누가 오래 버티나’ 체력싸움에 돌입한 선사들 중 대다수는 이미 한계점에 달했다는 평가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최대선사이자 세계 5위선사인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최근 독일 함부르크 CTA터미널(Container Terminal Altenwerder)의 지분 25.1%를 315만유로(미화 44억6천300만달러)에 매각했다. 자금수혈을 위해 백방으로 뛰던 와중 금융지원이 어려워지자 결국 자산 매각에 나선 것.

▲자산 매각, 회사채 발행…해운업계, 자금난 확보 ´혈안´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을 단행한 것은 국적선사들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은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의 선박펀드를 통해 선박 16척을 담보로 약 3천억원(미화 약2억4천만달러)을 확보했다.

현대상선 또한 캠코 선박펀드에 벌크선 1척을 매각했으며, 대한해운도 같은 방식으로 지난 4월 선박 5척을 매각, 약 1억6천만달러를 조달했다. 이밖에 해운 빅4를 포함한 국적선사들은 캠코 선박펀드, 산은펀드 등에 관심을 표하며 자금확보에 힘쓰고 있다.

해운사들의 회사채 발행 또한 잇따르고 있다. 한진해운은 상반기에만 이미 8천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현대상선도 총 8천억원을 조달했다. STX팬오션도 이미 3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추가로 2천억원의 발행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선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대다수 선사들은 회사채 발행은 물론, 선박펀드마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참여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중소선사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대형선사를 제외하고는 해운사들에게 문을 걸어 잠근 상태"라며 "선박펀드가 그나마 자금확보를 위한 희망이 돼 기다리고 있으나, 하루살이처럼 더이상 버티는 것도 힘겹다"고 말했다.

▲해운사 영업적자 ´참담´…흑자 전환 언제나 가능할까 ´앞이 깜깜´
지난 1분기 총 5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진해운, STX팬오션, 현대상선, 대한해운 등 국내 해운 빅4는 2분기에 무려 6천억대에 달하는 참담한 영업적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마이너스’ 행진은 국적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해운업계를 휩쓸고 있는 상태. NYK, MOL, K-Line 등 일본 대형해운 3사는 지난 1분기(2009년4월~6월) 총 611억엔(한화 약 8천24억원)의 경상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일본 최대선사이자 세계 9위 선사인 NYK는 올해 무려 97%에 달하는 실적 감소율을 나타낼 전망이며, 세계 13위권인 K-Line은 16년 만에 적자 전환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YK는 운영 선대가 우리나라 전체 선대에 달할 만큼 크고 탄탄한 선사였으나 올해 최악의 실적이 예상된다"며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컨테이너, 벌크, 자동차 운반, 탱커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수송량이 급감한 것에 대한 타격을 일본 선사들이라고 피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향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마냥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벌크선 시황이 연초에 비해 어느 정도 회복세에 돌입한 것은 사실이나, 컨테이너부문 등을 중심으로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몇몇 선사들의 경우 연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쏟아지는 신조선들로 인해 하반기 시황을 더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며 "선사들이 시황의 불확실성을 감안, 더욱 더 운영자금 확보에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전망 리포트를 통해 "향후 시황은 벌커선, 탱커선, 컨테이너선 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연출될 것"이라며 "건화물 시황회복의 가장 큰 수혜를 입는 STX팬오션을 제외한 해운 3사는 하반기에도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