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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 ‘적자의 늪’…"흑자전환 꿈도 못 꿔"

- NOL 등 적자경영 지속..현금유동성 악화 ´직격탄´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09-11-02 17:26


글로벌 해운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들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산업계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도 잇따르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흑자전환은커녕,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3대 해운기업인 싱가포르의 NOL(Neptune Orient Lines Ltd.)은 지난 3분기 1억3천890만달러의 손순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3천5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NOL은 시황 급락이후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며,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 글로벌 주요선사 실적 및 상황
시가총액 기준 아시아 최대 해운기업이자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 코스콘이 소속된 코스코그룹(COSCO Group) 또한 지난 3분기 6억9천70만위안(1억100만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 일년 전 55억6천만위안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본 최대선사인 NYK(Nippon Yusen K.K.)는 지난해 상반기(4월~9월) 912억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93억엔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머스크그룹(A.P. Moeller- Maersk)은 60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연간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일본 MOL 역시 2009년 수익 목표를 93%가량 낮춘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국내 선사들 또한 마찬가지다.

한진해운, STX팬오션, 현대상선, 대한해운 등 국내 해운 빅4가 지난 상반기에 기록한 영업적자는 이미 1조원을 훨씬 웃돈다. 더욱이 이들 선사는 3분기에도 적자폭을 소폭 줄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은 3분기에도 2천억원대 초반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에 이미 6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진해운은 1년 후에나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앞서 “2010년 하반기 이후에는 시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현대상선 또한 1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나타낼 전망이다. STX팬오션은 2분기 께 개선됐던 벌커시황의 영향으로 3분기 적자폭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선사, 돈줄 막혀 ´발동동´…"내년에도 어렵다"
이같은 대형선사들의 실적 악화는 선사들의 유동성에 직격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인 CMA-CGM이 모라토리엄설에 휩싸인 데 이어, 대만 TMT, 클라우스 페터 오펜, 피터 될레 등 손에 꼽히는 글로벌 대형선사 및 선주들이 잇달아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들 선사 및 선주는 최근 몇 년 간에 걸친 호황기동안 대규모 선박을 발주하는 등 공격적으로 선대확장에 힘썼던 곳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올해 초만해도 브리타니아 벌커, ICI 등 용대선 체인에 얽혀있는 선사들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확대됐던 반면, 이제는 컨테이너, 유조선, 벌크 등 주력 선종에 상관없이 선사들의 어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10~20위권 선사들이 연달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국내외 선사들의 파산도 잇따랐다"며 "대형선사들도 흔들리고 있다. 말 그대로 체력싸움이고 2~3년이 지나면 해운업계의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기나긴 터널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내년 하반기에는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는 ‘공급과잉’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2010년 대량인도가 예정된 벌크선의 경우, 많은 선박이 발주취소, 스크랩(해체) 수순을 밟았음에도 불구, 여전히 ´2010 벌커 대란설´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몇년 간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발주한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인도연기 및 발주취소가 쉽지 않아 해운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몇몇 벌크선사를 제외하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손꼽히는 대형선사들까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이들로부터 선박을 수주한 국내 조선사에 미치는 불똥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