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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조선결산 ①]최악의 수주난..곳간도 ´구멍´

- 올 1~11월 선박 발주량 651만 CGT..전년비 86%↓
- 수주잔량도 20% 감소..대형 조선사도 생존걱정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09-12-08 05:00

최근 몇 년간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계에 2009년은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수주난이 본격화된 가운데 발주취소와 인도연기, 유동성 악화, 주가 추락, 구조조정 등 온갖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 올해이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결산시리즈를 3회에 걸쳐 마련했다.

▲ 선박발주 20년래 최저
지난해 9월 리먼사태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조선업계에 최악의 수주난으로 다가왔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선박 금융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며, 발주시장 자체가 사실상 붕괴됐다.

영국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1~11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326척, 651만 CGT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감소한 것으로, 연간으로는 20년래 처음으로 1천만 CGT 이하에 그칠 전망이다.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 313만 CGT(169척), 한국 251만 CGT(87척), 유럽 28만 CGT(30척), 일본 12만 CGT(5척) 등의 순으로, 중국이 48%의 점유율로 38.6%의 한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수주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금융위기로 발주시장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한국과 달리 자국 선사의 발주가 어느 정도 유지된 데다, 정부의 금융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에서도 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발주취소 이어 인도연기 봇물..신조선가 추락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경영난은 이미 발주한 선박에 대한 계약취소 및 인도연기 등을 야기해 수주난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조선업계를 더욱 어렵게 했다.

지난달 초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신조선 계약 취소 규모는 599척, 4천650 DWT로 추정된다.

이는 전세계 수주잔량의 약 6%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20~3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량을 포함할 경우 더 많은 수의 발주취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종별 계약취소 건수는 벌크선이 388척, 3천310만DWT로 가장 많았으며, 탱크선은 63척, 850만DWT, 컨테이너선은 92척, 380만DWT 규모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4월 492척에 이르던 신조선 계약취소는 6월 564척까지 증가한 이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조선 계약취소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반면, 인도연기는 사실상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 CMA CGM 등 최근 경영난으로 자국 정부에 금융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선사들은 한국을 비롯한 조선사에 이미 발주한 선박에 대한 인도연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에 대해서는 취소 압력을 넣고 있다.

신조선가도 추락했다. 지난 4일 현재 클락슨의 신조선가 지수는 139포인트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8~9월의 190포인트에 비해 51포인트(26.8%) 하락했다.

▲ 수주잔량도 감소..곳간도 빈다
수주난과 발주취소 및 인도연기는 조선업계의 곳간도 비게 만들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전세계 선박 수주잔량은 8천353척, 1억5천835만 CGT로, 올 초에 비해 2천251척(21.2%), 4천172만 CGT(2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6천877만 CGT(2천391척)에서 5천411만 CGT(1천891척)로 21.3% 감소했으며, 중국은 6천401만 CGT(3천923척)에서 5천505만 CGT(3천281척)로, 13.9% 감소했다.

11월 말 현재 수주잔량 점유율은 중국이 34.8%로 한국의 34.2%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는 중국의 건조차질 및 발주취소, 인도연기 등의 통계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선사들의 경영난으로 올해는 조선업계에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국내 대형 조선사들조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