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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속도 줄이고 ´세마리 토끼´잡는다!"

한진해운 등 글로벌 선사 감속운항 추세 ´확산´
수급조절, 연료비 절감, CO2저감 등 ´1석3조´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01-08 15:07


최근 연료유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정기선사 및 얼라이언스들을 중심으로 선박의 항해속도(선속)를 낮춰 ´세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선박 운항속도를 낮출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은 물론 연료비 절감, 선단 투입을 통한 수급조절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달 30일부터 유럽항로 4개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 24~25노트(시속 약 44㎞)에 에서 16~17노트(약 30㎞)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선 당 투입선박은 기항 스케줄에 맞춰 기존 8척에서 9척으로 각각 확대되며, 총 4척의 선박이 새롭게 투입된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컨테이너부문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럽 간 주 1항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선사들이 노선 당 투입하는 선박은 평균 6천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8척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운항을 멈춘 대기선박(계선)을 투입해 9척체제를 갖춘 선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감속운항은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 노선통합 등의 영향으로 운항을 멈춘 ´노는 배´들을 활용하는 동시에, 연료비 절감, 이산화탄소 저감이라는 효과까지 잡을 수 있어 선사들의 움직임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선박을 항만에 묶어두고 놀릴 경우 드는 용선료, 연료비 등을 감안할 때, 주요 항로의 경우 감속운항을 실시하며 선박 1척을 추가 투입하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 이산화탄소 등 비경제적인 면까지 포함할 경우 한번에 세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지난해 초 t당 215~235달러 수준이었던 선박 연료유(380 CST 기준) 가격은 현재 싱가포르항에서 502달러, 로테르담항에서는 474달러에 공급되는 등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속을 낮춰 연료비를 줄이고 대신 비운항 선박을 투입해서 수급까지 조절한다는 것"이라며 "최근 녹색경영이라는 트렌드에도 맞을 뿐더러 연료유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겨울 시즌 이후부터 대형선사들의 감속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지난 11월 말부터 아시아~유럽 간 노선에서 운항속도를 낮춰 운영하고 있으며, 자금난으로 모라토리엄설까지 돌았던 세계 3위선사 CMA-CGM 역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 항로의 감속항행 등을 단행,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앞서 언급했다.

국적 정기선사인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부터 북미항로, 유럽항로 등 일부노선의 대형선박을 중심으로 운항속도를 낮춘 상태며, 한진해운은 중국 코스코, 일본 K-Line, 대만 양밍 등 CKYH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과 함께 주요 공동운항노선의 감속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 선사인 ZIM의 경우, 지난 12월 께 지중해~북미~아시아 간 펜듈럼서비스(Pendulum, 항로통합서비스)인 ZCS와 EMX노선을 대상으로 초저속 운항을 실기키로 했다. ZIM은 이들 노선에 4천250TEU급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투입, 각각 16척과 11척으로 선단을 확대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감속 운항을 실시하게 되면, 기존 투입선박으로는 정해진 기항 스케줄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동형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때 초저속 운항이 주 엔진 등 기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위험영역으로 논의되는 10~12노트 이하 저속운항을 지속하지 않는 한, 현 수준에서의 위험 부담은 적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컨테이너 부문에서 이처럼 감속운항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벌크부문은 ´감속´보다 오히려 ´빠른 운항´이 더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최대선속으로 운항해 하루라도 빨리 선박을 선주측에 반선 또는 타 항로에 투입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

통상적으로 컨테이너 선박 1척이 하루에 소비하는 연료유가 100t인 반면, 벌크선은 3분의 1수준인 30t가량에 불과해, 감속운항을 통해 거둘 수 있는 비용적 측면도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벌크선, 특히 용선은 배를 최대 선속으로 운항해 빨리 반선하고 용선료를 줄이는 게 최선"이라며 "선속 감소를 통해 거둘 수 있는 비용절감의 의미가 컨테이너선과는 다르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운항담당자의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