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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조선 구조조정, 꺼지지 않는 ‘불씨’

- 구조조정 중단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가보니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0-03-08 05:00

▲ 부산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지난 3일 부산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파업 하루 만에 사측의 구조조정 중단 발표로 정상을 되찾은 이 조선소에서는 각종 선박의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26일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해 파업을 단행했던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 중단 발표 이후 거리홍보전을 중단했으며, 작업장 내에 내걸었던 현수막과 천막 등의 집기들도 전부 회수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 측의 파업 철회로 인해 현재 도크에서 건조중인 LNG선을 비롯해 잠수지원선(DSV) 등 고부가가치선에 대한 작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중단으로 생존권을 지킬 수 있게 된 근로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전격적으로 구조조정 중단을 선언해 노조측도파업을 중단했다”며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 파업에 부담을 느낀 회사측이 일시적으로 구조조정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의 구조조정 중단 발표로 조선소가 정상을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노사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부터 조선시장이 약간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시장의 회복세를 몸으로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한 앞으로 조선시장이 회복되더라도 2~3년 전에 누렸던 호황기만큼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해 노사 양측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사실에는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중단됐지만 타 조선소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어느 조선소에서 구조조정 소식이 터져 나올지 모르는 것이 지금 조선업계의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조선소는 지금 도크 한 개가 텅 빈 채로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 조선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은 많지 않은 형편”이라며 “한진중공업이 처음 구조조정을 추진해 먼저 매를 맞은 만큼 타 조선소에서 한진중공업의 뒤를 이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발표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수주물량 확보에 있지만, 저가수주 논쟁도 한창이다.

조선소 운영을 위해 저가수주라도 물량확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과 말이 저가수주일 뿐 실질적으로는 ‘적자수주’라며, 제살깎기식 수주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절반 가까이 폭락한 시점에서 저가수주를 논하는 것은 회사의 적자폭을 더 키우자는 말에 불과하다”며 “현재 저가수주로 수주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조선소들이 2~3년 후 발표하는 경영실적을 보면 저가수주로 인한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