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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홍 회장, “조선 공급과잉, 현대重 나서야”

- 공급과잉 해소 위한 현대중공업 역할론 강조
- "조선소간 연합 멘탈리티로 위기극복해야"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등록 : 2010-03-22 01:58

국내 대표 조선 경영인인 유관홍 성동조선해양 명예회장(65)이 조선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공급과잉 해소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현대중공업의 솔선수범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유 회장은 최근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부산대학교에서 가진 EBN과의 인터뷰에서 “선박 발주가 연간 2천만 CGT 정도면 조선사들이 먹고 사는데, 이는 과거 기준이고 지금은 각국이 캐파를 엄청나게 늘렸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가 고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회장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경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현대중공업이 캐파조절에 대한 메시지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 나아가 중국 조선소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CEO였다면 군산조선소를 만들지도 않았고, 만들었더라도 풍력과 태양에너지 등 녹색산업으로 전환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조선업계 전체가 캐파를 줄이고, 조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973년 현대중공업에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유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조선업계의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1위이자, 국내 조선업계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군장산업단지 내 180만㎡(약 54만 평)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도크(130만t급) 1기와 1천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추고 있다.

이 조선소는 지난달 2척의 선박을 인도하며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나, 불황에 따른 사업장별 역할 조정으로 현재는 울산 본사 등지에 블록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군산조선소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 위치하는 등 입지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자재 등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도 기업유치의 실패사례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추가적인 선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선소간 연합도 강조했다. 유 회장은 “대형 조선소들도 2011~2012년이면 건조할 물량이 다 떨어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원가 이하라도 수주를 해야 하는 다급함과 절실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담합이 아닌 연합을 잘 해야 한다”며 “적어도 거져 먹겠다는 선주들에게 끌려 다니지는 말아야 추가적인 선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박 발주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평소의 3~4배 웃돌았던 2006년과 2007년의 발주량을 감안할 때 선박 발주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5~6년은 걸릴 것이란 설명이 더해졌다.

철판가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유 회장은 “선박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철판인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철소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황회복은 더딘데 철판가격은 올라가고, 난감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현재 조선용 후판가격은 일본산이 t당 600달러, 포스코산이 82만원, 중국산이 580달러 수준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유 회장은 “현대제철이 생겨서 올해부터 후판 생산에 들어가고, 포스코가 증설을 한다는 것은 잘하는 것이다”며 “국가 정책적으로 직접적인 지원은 못하지만, 연관산업 발전 등을 비롯한 간접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의 불씨가 된 국내 조선사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 회장은 “조선산업은 종합기계산업이자 국가의 성장원동력으로 조선소가 하나 생기면 어마어마한 주변 인프라가 갖춰지고, 하나의 도시가 탄생한다”며 “이러한 산업이 다른 나라로 진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조선사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중국에는 크고 작은 조선소를 합쳐 140여개의 조선소가 있지만, 우리는 대형과 중형 합쳐 10여개 밖에 안된다”며 “국가산업 차원에서 규모에 맞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규모가 작다고 시장에서 내몰것이 아니라, 대형 조선소가 할 수 없는 역할을 중소 조선소가 수행함으로써 전체 조선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유 회장은 전체 조선업계의 교류와 협력을 당부했다.

유 회장은 “일본은 조선소간 협력이 잘 되는데, 국내는 대형 조선사들이 비밀이다 해서 교류를 하지 않고 있다. 조선공업협회 회원사 가입도 막고 있다”며 “대형 조선사들이 국가 차원의 가치관을 갖고 기술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