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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탄 ´현대상선´, 재무구조개선 압박에 ´발목´?

해운시황 개선 힘입어 1분기 흑자전환 성공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04-28 19:12

[EBN=조슬기나 기자] 현대상선이 예상보다 빠른 흑자달성에 성공, 본격적인 실적 상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주채권은행으로부터의 재무구조개선 압박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28일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천500억원, 1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당초 현대상선은 당초 내달초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그룹 재무구조개선 약정 검토와 관련, 시장 우려가 확산되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발표를 앞당겼다.

이날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은 "2분기 미주 컨테이너 운임 인상이 마무리되면 실적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올 사업목표인 매출 7조1천373억원, 영업이익 3천358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김 사장은 "현대상선의 재무상황이나 펀더멘털은 아주 우수하다"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에 대한 납득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오는 30일 현대그룹과 약정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현대그룹이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마저 지난해 해운시황 급락으로 적자난을 면치 못하자, 재무구조개선 약정 후보자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현대그룹이 체결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내달까지 약정을 체결하고 이후 경영진 사재출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만 한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2002년에도 1천400%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재무구조개선 대상으로 꼽힌 바 있다.

당시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은 해운업계의 공장격인 선박들을 저가에 판매하고, 자동차운반선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끝에 부채비율을 200%선으로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해운시황이 개선되고 실적 또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약정에 발목이 잡혀 해운업계의 공장격인 선박 등 자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계 특성 상, 선박금융 등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재무구조 약정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등 마이너스 영향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상선 관계자 역시 "지난해 세계 1위선사인 머스크 다음으로 낮은 손실률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효율성을 입증했다"면서 "오히려 정부나 금융업계의 지원이 다른 나라들처럼 원활했다면 이번 기회에 국내 해운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5%로,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9.1%)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손실률을 나타냈다. 선복량 규모에서 현대상선을 앞서는 일본 NYK(-18%), 싱가포르 APL(-13.5%), 이스라엘 ZIM(-27.8%) 등보다 뛰어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

현재 독일 하팍로이드, 프랑스 CMA-CGM 등 글로벌 선사들이 정부로부터 긴급재정을 받은 후 선박 투입량을 늘려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는 해외선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만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정부 지원을 받은 외국선사들에 비해, 자구노력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 국내 해운업계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업종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일률적인 제도 적용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당시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선사들이 고가의 선박을 저가에 매각하며 한국의 해운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는 뼈아픈 기억도 한 몫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선박을 확보해야하는 해운산업의 특징과 타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금융권에서 감안하지 않았다"며 "업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 선박을 대거 팔아야만 했던 일을 반복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