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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기업, "바닥 친 선價…선박확보 적기"

발레, 리오틴토 등, 중고선 매입 및 신조 발주 행보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정은지 기자 (ejjung@ebn.co.kr)

등록 : 2010-05-25 05:00

발레, 리오틴토 등 글로벌 원자재기업들이 최근 자사물량을 실어나를 선박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운시황 급락으로 떨어진 선가(船價)가 최근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선박 발주 및 매입을 위한 적기로 판단내린 것.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철광석 업체 발레(Vale)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벨라(Vela International Marine)로부터 30만1천DWT급 중고 단일선체 초대형 유조선(싱글헐 VLCC) 5척을 확보했다.

발레는 이들 선박을 초대형광탄운반선(VLOC)로 개조, 자사 철광석 물량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선가는 척당 1억1천600만달러~1억1천7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계 3대 철광석업체 중 하나인 발레는 일찍이 자사선 확보에 나서, 이미 VLOC 16척을 포함 총 20여척의 선박을 발주한 바 있다. 발레가 선단확보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약 93억달러에 달한다.

호주의 리오틴토(Rio Tinto) 역시 최근 8척의 20만5천DWT급 VLOC를 한진중공업에 발주, 선단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012년 VLOC 4척을 인수하는 리오틴토는 이들 선박을 받기도 전에 총 5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선대확장에 투자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철광석업체뿐 아니라 제철회사, 원유회사도 선단확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제철회사인 바오스틸(宝钢)은 산하 바오스틸해운을 통해 최근 장쑤둥팡중공업(江蘇東方重工) 및 푸젠셩관하이조선공업(福建省冠海造船工业)과 벌크선 9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의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역시 최근 32만DWT급 VLCC(초대형유조선) 2척을 척당 1억4천만달러에 발주했으며, 이밖에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중인 BG그룹, 엑손모빌 등도 조선사와 선박발주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원자재 기업들이 선대 확장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쟁력 확보´다. 든든한 자사물량을 갖고 있는 이들 기업이 직접 물량을 실어나를 선단을 확보하게 되면, 물류비용 절감이 가능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설명.

업계 관계자는 "발레의 경우 브라질 서부에서 중국까지 수송할 경우, 호주~중국 간 보다 2배 이상 높은 운임이 적용되기때문에, 물류비용 절감이 시급하다"며 "그간 타 업체들보다 가장 ´선박 발주 및 중고선 확보´에 힘을 쏟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자재 기업들이 선박발주 움직임을 보이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전망 또한 밝아지고 있다. 선박품질, 기술력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원유업체들의 경우 상선보다 해양플랜트 발주에 더욱 힘쓰고 있어, 이 부문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이 타국 조선사보다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세계 주요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이 자국 수입물량을 실어나를 배를 중국 내 조선소에 주문할 것을 업체들에게 강하게 요구함에 따라, 상당수의 물량이 중국으로 몰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향후 후판가 인상 등으로 선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원자재 기업들이) 선가가 바닥을 쳤다고 보고, 중고선 매입 및 신조선 발주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자재 기업들은 일단 자가물량과 항구를 확보하고 있어, 선박발주 및 운용에 대한 부담이 (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기수송계약 및 용선계약을 통해 이들 기업의 물량을 실어날랐던 해운업계는 향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큰 우려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 업체가 대형화주이다보니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자원기업들이 선대를 확장할 경우 ´광산~선사~제철소´로 이어지던 과정에서 선사가 빠지게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