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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동북아 물류 허브 꿈 ´첩첩산중´

부산항 물동량 몇 년째 답보..신항 효과 못거둬
상하이항도 정체..출혈경쟁 등 부작용에 시달려

정은지 기자 (ejjung@ebn.co.kr)

등록 : 2010-06-16 17:17

동북아 해운물류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며 신항개발에 역량을 쏟아 부었던 한국과 중국이 많은 고민을 껴안게 됐다. 부산신항, 양산항 등 신항개발에 투입한 막대한 비용과 노력에도 불구, 기대했던 ´물량 특수´는 커녕 오히려 기존 구항과의 ´출혈경쟁´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최대 컨테이너항만인 부산항의 총 물동량은 1천19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전 세계 항만 중 5위를 차지했다.

▲ 중국 상하이 양산항(上)과 부산신항(下)
이는 신항이 개장한 지난 2006년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아직까지 투자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신항의 경우, 개장 첫해 23만7천TEU에서 지난해 10배 규모인 268만TEU까지 늘어나는 등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기존 북항의 물량을 이전한 것일뿐 실제 부산항의 물동량은 답보상태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추가 환적화물, 배후물류단지 화물 등 물량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오히려 부산항의 중심이 북항에서 신항으로 옮겨가면서 부두운영사 간 경쟁이 치열해 져, 서비스의 질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앞서 세계 최대 부두운영사인 허치슨은 북항 내 부두 운영을 중단하고 선석을 반납하기도 했다.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구항인 북항의 분위기는 암울 그자체"라며 "신항으로 선사들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저렴한 하역료 등을 내세우다보니 운영사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부산항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세계 주요 항만 처리물동량 추이
신항개발의 효과를 보지 못하기는 중국 상하이항도 마찬가지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든든한´ 자국물량을 배경으로 지난 2008년부터 ´세계 1위 탈환´이 예상됐으나, 몇 년 째 2인자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상하이항은 신항인 양산항(洋山港) 개발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물류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꿈과 야심을 드러냈으나, 부산신항과는 다른 종류의 ´내환(內患)´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양산항이 현 17개 선석에서 향후 30개, 50개로 규모를 확대해 가고 있지만, 양산항보다 기존 구항인 와이가오챠오(外高橋)항과 우송커우(吳淞口)항을 선호하는 선사들이 여전히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 상하이항의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무역 교역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물량 상승세와 양산항의 대규모 시설을 감안하면 ´예상 외의 지지부진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상하이항의 물동량은 2천500만TEU로 처음 개장했던 2005년 1천808만TEU보다 약 2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의 광저우, 닝보, 칭다오 등은 최소 38.5%~58%의 물량 상승세를 보이며 중국 ´제1항구´ 상하이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광저우, 닝보, 칭다오는 2009년 기준, ´세계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 순위´ 중 10위권에 안착하며 부산항은 물론 중국 상하이를 비롯한 타 항만까지 위협하고 있다.

상하이항의 물량 증가세가 중국 내 타 항만보다 뒤쳐지는 이유로는 38억6천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양산항의 단점이 많이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산항은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됐고, 기존 터미널보다 저렴한 하역비를 앞세웠다. 그러나 내륙과의 교통망 미흡 및 수송거리의 증가로 육상 물류비가 증가, 1Km당 1달러의 추가 물류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을 뿐 아니라, 잦은 안개 등 열악한 기상조건이라는 변수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난 5월 한달간 양산항은 잦은 안개로 약 150척에 달하는 선박이 운항에 영향을 받으며 화주들 입장에게 불안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항과 상하이항은 더 많은 환적물량을 유치, 지지부진한 현 상태를 벗어나겠다는 방침이지만, 각국이 펼치고 있는 열띤 ´허브´전쟁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특히, 부산항은 중국착발 환적물량을 빼앗기며 ´피더항만´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인 싱가포르항이 환적화물이 많다는 점을 착안해, 부산항도 환적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라며 "부산항의 국제 환적물량은 전체 물량의 45%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항만의 성장으로 부산항을 거치지 않고 중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늘고 있어 부산항으로선 악재"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물량을 자국선사를 통해 자국항만으로 직기항하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며 "부산항과 상하이항 모두 물량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선사유치도 활발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