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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돌아온 봄´…"터널지나 빛이 보인다"

[2010 상반기 해운업계 결산]
물량 증가·운임회복·선사 흑자전환·계선선박 투입 등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06-22 05:00

올 상반기 해운업계는 물동량 상승 및 운임회복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의 수렁´을 벗어났다.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입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벌크, 유조선, 컨테이너 등 3부문에 걸쳐 고른 회복세가 이어진 것. 실어나를 물량이 없어 운항을 멈췄던 선박들도 다시 시장에 투입되며 깃발을 올렸고,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글로벌 대형선사들 역시 1분기부터 하나, 둘 흑자로 전환, ´수익성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EBN은 전체적인 회복세가 두드러졌던 2010년 상반기 해운업계를 ´R.E.T.U.R.N´이라는 단어를 통해 되짚어본다.


▲ R, Rise 물동량 증가
컨테이너, 벌크, 유조선부문의 동반침체로 유례없는 삼각(三角)불황에 빠졌던 해운업계는 올 들어 물동량 회복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철광석, 석탄 등 벌크선 화물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 상승세의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컨테이너 물량 또한 최근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5월 한 달간 전국 항만에서 처리된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역대 최대치인 2008년 3월수준을 넘어섰으며, 1분기 선사들이 실어나른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요 원양항로의 운임 또한 정기운임계약(S/C), GRI 등을 거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상황.

현재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BDI지수(벌커운임지수)는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7번이나 경신, 강세를 보이다 최근 조정단계에 돌입했으며,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는 성수기에 완연히 접어든 양상을 띄며 북미항로, 유럽항로, 지중해항로 등 전 노선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조선 시황 또한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최근, 초대형유조선을 중심으로 성수기 수준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내 1일 용선료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 E, Eco-streaming 감속운항
올 상반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선박의 항해속도를 낮추는 ´감속운항´을 통해 연료비를 절감하고 선단 수급까지 조절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들과 머스크라인 등 글로벌 선사들은 아시아발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기존 24~25노트(시속 44km)의 선속을 16~17노트(약 30km)로 줄였다.

이 경우, 기항 스케줄에 맞춰 노선 당 투입선박이 기존 8척에서 9척으로 각각 1척씩 추가투입돼야하기 때문에, 일감이 없어 정박중인 계선 선박들까지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프랑스 해사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는 지난 5월말까지 감속운항에 따른 선박고용창출 효과가 55만4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100척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울러 선사들은 감속운항 시 이산화탄소까지 저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친환경 선사´ 이미지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감속운항으로 인해 엔진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이는 10노트수준에서 적용되는 부작용으로 확인됐다.

올 초부터 본격화된 선사들의 감속운항 움직임은 이후로도 계속 확산돼, 현재 아시아발 유럽·북미항로의 80%상당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T, Turnaround 실적개선
시황급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대형선사들이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잇달아 성공하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4분기 국내 해운 빅3 중 가장 먼저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매출 1조3천306억원, 영업이익 71억원(K-IFRS 연결재무재표 기준)의 실적을 거두며 2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 해운 빅3, 1분기 실적
국내 최대 선사인 한진해운 역시 1분기 매출 1조9천262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그룹 재무개선약정체결로 논란이 일었던 현대상선 역시 매출 1조7천555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4월 한달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 실적연도인 2008년 연평균을 상회하는 등 시황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선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컨테이너 원양노선의 운임인상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2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에 더욱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머스크, 독일 하팍로이드, 프랑스 CMA-CGM 등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글로벌 선사들도 올 1분기, 잇달아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활짝 웃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다수 중소선사들은 금융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대형 선사들의 흑자전환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2분기가량 빨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U, Ultra China 중국의 힘
이처럼 글로벌 해운사들이 호실적을 거둔데에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철광석 중 70%상당을 수입하는 최대 철광석 수입국이며, 아시아발 북미향 컨테이너물량의 65% 이상을 점유한 ´세계 최대 시장´이다.

당초 해운시황은 경기침체의 여파가 지속되며 올 초까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의 수출입 물량이 늘어나며 기대보다 빠른 시황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향후 무서운 성장세로 글로벌 해운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위 벌크선사이자 5위 컨테이너선사인 코스코(COSCO)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자국수송주의´를 앞세워 중국에 수입되는 모든 원자재를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배로 자국 선사가 수송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R, Return 계선선박의 시장 재투입
일감이 없어 운항을 멈췄던 컨테이너 선박들이 올 들어 하나, 둘 시장으로 재투입되기 시작했다.

▲ 출처: 알파라이너
지난 2009년 초 150만TEU에 달했던 계선(繫船) 선박은 해를 넘기며 서서히 감소, 지난 5월 말에는 3분의 1수준인 50만TEU상당으로 줄었다. 금융위기의 타격이 해운시황에 미치기 시작했던 2008년 하반기 수준까지 줄어든 것.

특히, 계선선박의 감소 추이는 4월 말 90만TEU수준에서 5월 초 71만TEU, 5월 말 55만TEU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기 회복으로 물량이 회복되면서 선사들이 그동안 축소 또는 중단했던 서비스를 재개하고 있기 때문. 6월 이후 주요 컨테이너노선이 전통적 성수기를 맞는다는 점도 다수 선박들의 복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단, 하반기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이 축소되고 신조선 인도가 잇따를 경우, 다시 계선 선박이 늘어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 N, New shipbuildings 신조선
2010년 해운업황의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그동안 업계는 ´선박 공급과잉´을 꼽아왔다.

2008년 초까지 3~4년 간 이어진 초호황기 동안, 선사들이 잇달아 발주한 신조선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때문. 이에 따라 다수 선사들은 선박인도를 늦추고 계약을 취소하는 등 선복조정에 힘을 쏟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인도된 컨테이너선박은 총 70척, 30만7천TEU. 2분기에는 이보다 많은 43만TEU가 시장에 투입됐다. 4월에는 1만4천TEU급 초대형선박이 2척이나 인도되는 등 한달동안 14만TEU 상당이 인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신조선 투입에 따른 공급과잉이 우려됐던 것과 달리, 감속운항, 물량 증가 등으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나며 인도수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단, 성수기 시즌효과가 끝나면 다시 선박공급과잉이 시황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올 한해 해체선단 등을 제외할 경우, 전체 컨테이너선단의 9.6%상당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