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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후발주자서 세계 최고 중형조선사로

SPP 사천, 고성 조선소를 가다
‘선택과 집중’으로 중소형 선박 시장 최강자 자리매김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0-09-07 05:00

▲ SPP해양조선 사천조선소 전경

“여기 안전모하고 또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까 우비도 챙기시고요, 크레인 계단 올라갈 때는 철제 구조물에 머리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세요. 그럼 이제부터 우리 조선소에 대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간간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육중하게 움직이는 크레인의 굉음과 용접봉에서 들려오는 스파크 소리보다도 더 큰 목소리로 기자를 안내하는 SPP 직원의 목소리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SPP해양조선과 SPP조선이 위치한 경남 사천조선소와 고성조선소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가 지났음에도 뜨거운 햇살과 빗줄기가 뒤섞여 평소보다도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작업에 한창인 SPP 직원들은 더위보다도 비로 인해 늦어지는 야외작업이 걱정이라며 날씨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승구 SPP해양조선 대리는 “선박 도장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배가 물 위에 뜨는 게 아니라 내가 칠한 페인트가 물위에 뜨는 것’이라며 기술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으나 며칠씩 비가 내리면 아무래도 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SPP가 조선사업에 진출한 역사는 짧지만 이러한 기술자들이 있기에 세계적인 중형조선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경남 통영 조선소를 시작으로 조선사업에 뛰어든 SPP는 이후 경남 사천과 고성에 조선소를 확장하면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메이저 조선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며 성장해왔다.

특히 5만t급 MR탱커만 80척 넘게 수주하면서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는 해외 선주사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메이저 조선사보다 낫다고 평가할 정도라는 것이 SPP 관계자의 설명이다.

초기부터 중소형 선박에만 집중해 온 SPP는 주위의 걱정과 달리 조선경기의 호황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침으로 인해 무리한 확장과 투자로 어려움에 빠진 다른 중소조선사와 달리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특히 3만평에 불과한 부지 위에 조성된 고성조선소는 협소한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높여나가고 있다.

▲ SPP조선 고성조선소는 링크 플레이트(Link Plate)를 사용한 ‘스키드 웨이(Skid Way)’ 공법을 통해 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바로 플로팅도크로 이동시킴으로써 생산효율을 높였다.
고성조선소는 설계단계부터 링크 플레이트를 사용해 육상 건조 장소에서 플로팅도크로 선박을 이동시키는 ‘스키드 웨이(Skid Way)’ 공법을 적용함으로써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19대의 레일 트랜스포터(Rail Transporter)를 이용해 8천500t에 달하는 선체를 플로팅도크로 이동시키는 이 공법은 기존 링크 빔(Link Beam)을 사용할 경우 해체시간만 6시간 정도 소요되는 준비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3시간 반 만에 로드아웃(Load-out)을 마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민규 SPP조선 주임은 “링크 빔을 이용한 로드아웃은 다른 조선소에서도 하고 있으나 링크 플레이트와 레일 트랜스포터를 이용한 로드아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공법”이라며 “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국내 조선업의 저력을 보여준 하나의 쾌거”라고 말했다.

크레인 제조업체로 시작한 SPP는 SPP강관, SPP율촌에너지 등 조선사업과 연관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각 계열사간의 시너지효과도 높이고 있다.

외부 기자재업체에서 부품을 납품받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선박건조에 필요한 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품질은 물론 자재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선박 건조를 위해 40만t의 강재를 들여오면 여기서 5~9%의 스크랩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고급 스크랩을 SPP율촌에너지가 사용함으로써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이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방식이다.

또한 계열사가 제작한 설비를 SPP의 선박에 탑재함으로써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선주사들이 자연스럽게 SPP의 선박 뿐 아니라 계열사가 제작한 설비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도 높여나감으로써 SPP그룹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SPP조선과 SPP해양조선을 총괄하고 있는 곽한정 사장은 계열사 간 유기적인 사업을 통해 SPP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경남 사천 등 3개 조선소의 부지는 총 13만5천평에 불과하나 연간 건조량은 50척이 넘을 정도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높다”며 “선택과 집중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적인 조선경기 침체 속에서도 SPP는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