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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초강세’ 日 조선, “탈출구를 찾아라”

친환경선박·특수선 마케팅 강화로 활로 찾기 안간힘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0-10-29 18:36

엔화가 1달러당 80엔 가까이 떨어지면서 일본 조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조선업계는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붕괴될 수도 있다며 친환경선박과 특수선 분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대비 30%까지 높아진 선가로 인해, 돌아선 선주사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3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엔화는 도쿄 엔화시장 마감가 기준으로 1달러당 80.72엔을 기록하며 지난 199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81엔대가 무너졌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자 한국, 중국에 밀려 침체기를 걷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는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엔화강세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일본의 조선산업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 실행한다고 해도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화강세로 인해 일본과 중국 간 선가 격차가 더욱 벌어져 현재는 최대 30%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본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해왔던 해외 선주사들을 비롯해 심지어는 자국 선주사들까지도 한국 및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994년부터 16년간 47척의 선박을 일본 조선업계에만 발주해온 에버그린이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중공업에 20척의 8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심지어 일본 선주사인 다이치추오(Daiichi Chuo Kisen Kaisha)도 최근 현대미포조선에 3만6천DWT급 벌크선 6척을 발주했다.

특히 신뢰관계를 우선시해 장기간 관계를 유지해온 거래처를 외면하지 않는 일본 업계의 특성 상 자국 선주사들이 외국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는 상황은 생각하기 힘든 시나리오였다.

물론, 일본 조선업계 역시 충격에 빠졌지만 그렇다고해서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핸디사이즈급 벌크선을 일본 조선사에 발주할 경우 3천17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나 한국이나 중국 조선사에 동형선을 발주할 경우 2천500만 달러 선에서 발주가 가능하다”며 “선주사들은 일본 조선사의 선가가 너무 비싸다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조선경기 침체 이후 한국, 중국이 잇따른 계약취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일본 조선업계는 상대적으로 계약취소가 많지 않아 현재 2013~2014년까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엔화강세 지속으로 인해 돈독한 거래관계를 유지해왔던 선주사들이 고개를 돌리자 일본 조선업계는 탈출구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가사키와 고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미쯔비시중공업은 최근 28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는 고베조선소에서 더 이상 기존의 상선을 수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여기서는 특수선 등 고부가가치선 건조에 집중함으로써 차별화를 이뤄나가겠다는 것이 미쯔비시중공업의 계획이다.

IHI마린유나이티드(IHIMU)도 파도와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에너지관리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을 장착한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인 ‘efuture 13,000’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IHIMU는 자사가 개발한 이 선박을 1년간 운항할 경우 1천200만 달러의 연료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초기 투자비의 초과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쯔이조선도 기존 선박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인 6만6천DWT급 벌크선인 ‘neo-supramax 66BC’ 선형을 발표하며 향후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 중인 환경규제 정책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선주사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일본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는 기술적인 면에서 한국보다는 몇 년, 중국보다는 상당히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조선업계가 일본보다 낮은 선가에 비슷한 수준의 선박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일본 조선업계에는 또다른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